'핵 보유 김정은과 직접 거래' 예고, 북·중·러 대화 독자 노력 시급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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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트럼프 리스크’를 현실로 맞닥뜨리게 됐다.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당선됐다. 4년만의 백악관 재입성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력한 리더십 아래 한미동맹과 미국 미래는 더욱 밝게 빛날 것"이라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미 공화당은 연방 상원 다수당 위상도 탈환했다. 미국 국민은 물가와 이민문제 등 해결을 주장한 트럼프를 통해 바이든 정권을 심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6일(현지시간) 새벽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 국경을 다시 봉쇄해야 한다. 모든 것을 고칠 것이다. 미국 황금시대를 열겠다”며 도발적인 승리 선언을 했다. 이번 대선은 전 세계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대한 선거였다. 미국인들은 초유의 트럼프 암살 시도부터 사전투표 방화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민주주의 파괴 현상을 지켜 본 만큼 후유증 치유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제적으론 세계 유일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역할 및 글로벌 질서 재편과 함께 국가별 이해가 치열하게 얽히는 전환기를 맞게 됐다.
트럼프는 미 공화당 내에서 ‘1기 정권’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입지가 강화된 상황이다. ‘미국 우선주의’가 차원이 다르게 시도될 것이다. 중국과 패권전쟁 가속을 기본으로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분리하려는 시도가 훨씬 강력해질 것이다.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큰 우리 반도체 등 중간재 산업부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전기차용 배터리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했고, 한국·중국·독일을 겨냥해 “다른 나라의 일자리와 공장을 빼앗아오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현실화 가능성도 거론한다. 우리는 대중의존도를 탈피해 다변화한 무역 및 외교 네크워크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중도하차, 트럼프 총기 피격 등 이번 대선에선 미국현대사에 전례 없는 일들이 있었다. 트럼프는 판세가 불안해지자 선거불복 엄포를 마다하지 않았다. 향후 국제정세에서 어떤 파격과 이벤트가 벌어질지 안갯속이란 걸 말해준다. 전쟁이 끝날 것이란 기대부터 나온다. 트럼프는 재집권 시 24시간 내 러시아와 담판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친이스라엘 성향이 뚜렷한 그의 중동사태 종전 의지도 관측돼왔다. 하지만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진 알 수 없다.
한반도 상황이야말로 어디로 튈지 불확실성이 크게 증폭되게 됐다. 방위비 분담 재협상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고,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담판에 나서 한반도 질서가 송두리째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잘 지내왔다. 핵무기를 가진 사람과는 잘 지내는 게 좋다”고 했다. 만약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용인해 군축협상에 나서면 우리에겐 재앙이다. 더 이상 바이든식의 ‘동맹외교’에만 기댈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북중러와 대화하려는 독자적 노력도 절실해졌다. 윤석열 정부는 정파를 초월해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오로지 어떻게 국익을 지킬지 모든 수단을 입체적으로 동원해 외교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의 만남부터 속히 성사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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