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
제자 자공이 공자께 “자장과 자하 둘 중에서 누가 더 낫습니까?”하고 여쭈었다. 공자는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못 미친다”라고 답했다. 자공이 “그렇다면 자장이 낫다는 것입니까?”하고 다시 여쭈었다. 공자는 “지나침은 못 미치는 것과 같으니라”라고 말했다. 여기서 유명한 사자성어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나왔다.
한때, “쇠고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세요! 대가 없는 쇠고기는 없습니다. 순수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예요”라는 말이 유행했다. 지나치다 싶은 비싼 접대 뒤에는 청탁, 유혹 등 딴마음이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한 ‘명언’이다. 반면에 너무 헐한 음식 접대는 섭섭함을 야기할 수 있다. 지나침은 무리를 낳고, 모자람은 섭섭함을 낳는다. 그래서 ‘과유불급’이다.
過:지나칠 과, 猶:같을 유, 及:미칠(이를) 급. 지나침은 못 미침과 같다. 23x64㎝. |
‘군자지교담여수(君子之交淡如水)’,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다’는 말이 있다. 달고 짜릿하고 시원한 음료가 갈증을 풀어주는 것 같지만 실은 단맛으로 인해 더 갈증을 부추긴다. 갈증을 푸는 것은 ‘맹물’이듯 군자의 사귐도 맹물처럼 담담하다. 그게 진심이다. 호들갑은 지나침이고, 매정한 무관심은 부족함이다. 과유불급! 그저 ‘무던하게’ 살 일이다. 학의 다리가 너무 길어도 볼썽사납고, 오리 다리가 너무 짧아도 불편하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