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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사설] ‘쉬었음’ 인구 256만명 역대 최대, 경제활력 제고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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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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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1년 새 24만명 넘게 증가한 256만7000명에 달했다. 역대 최대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는 참담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1만명으로 1년 전보다 4만8000명 증가했다. 특히 20대 ‘쉬었음’ 인구는 1년 새 5만4000명 늘어난 4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30대까지 포함하면 75만명에 육박한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자포자기에 빠져 사회와 담을 쌓는 청년이 늘어나는 건 우려스럽다.

15세 이상 중 비경제활동인구는 3.6%로 지난해와 같았다. 문제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4.4%에서 15.8%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특히 70대 이상(2.1%p↑)을 제외하고 나머지 연령대는 쉬었음 인구 비중이 줄거나 비슷했다. 그런데 정작 구직이 활발해야 할 20대가 0.6%p 상승한 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경제 활력이 시들해졌다는 방증이 아닌가. 청년층의 구직 포기 증가는 결혼·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정부의 고용 대책이 헛돌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15~29세 청년 10명 중 3명이 일자리를 찾지 않는 이유로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를 꼽았다. 다른 연령대에서 ‘몸이 좋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과 대조적이다. ‘쉬었음’ 인구가 는 것은 힘든 일을 기피하고 대기업만 선호하는 청년층의 직업관 탓만은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영향이 더 크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명대를 회복하고 고용률이 22년 만에 최고인 60.9%를 기록했지만,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고령층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착시효과다.

구직활동 자체가 돈이 많이 드는 시대다. 여기에 수시 채용, 경력직 우대 등 채용 방식의 변화로 청년들은 끊임없는 좌절을 맛본다.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채 무턱대고 눈높이를 낮추라고 다그치기도 어렵다. 지난해 정부가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대책으로 1조원을 투입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청년 고용 정책을 재점검해 실효성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을 옭아매는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산업구조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 노동 시장 유연화와 대·중소기업 간 이중구조 해소 등 노동개혁도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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