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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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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戰 조기종식”에… 韓, ‘무기 지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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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

트럼프, 바이든 정부 지원 비판

정부 “美 반대 속 무기 지원 부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최근 북한의 대규모 러시아 파병에 대한 맞대응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등을 검토해 온 우리 정부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런 만큼 우리가 무기를 지원하면 조기 종전에 나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기조에 역행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단 우려가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6일 “살상무기든 방어무기든 무기 지원 논의가 더 힘들어진 건 사실”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 중인 미국에 155mm 포탄 50만 발을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우회 지원한 바 있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에도 5만 발 이상을 추가로 미국에 보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당장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축소하는데 우리만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는 게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조만간 방한할 예정인 우크라이나 특사단은 대공 방어 시스템과 155mm 포탄 등 ‘무기 요청 리스트’를 우리 정부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이런 요청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딜레마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어온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수차례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지원이 과도하며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입장은 직접 밝힌 적이 없지만 전쟁 조기 종식 입장을 굳힐 경우 한국이 무기 지원에 나서면 전쟁 장기화를 부추긴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트럼프는 우리 정부가 포탄을 미국에 대여해준 것도 바이든 행정부를 도운 것으로 간주해 마뜩잖아 할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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