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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여친 머리 둔기로 수차례 때린 남성 “어깨 치려다 시력 나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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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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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잠자던 연인의 머리를 둔기로 수 차례 때려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홍은표)는 지난 6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전 5시쯤 제주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던 여자친구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폭행하고, 3시간가량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을 당한 여자친구가 병원 치료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으나, A씨는 3시간가량 붙잡아뒀다가 뒤늦게 “여자친구가 1층에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잠을 자며 무방비 상태에 있는 피해자의 머리에 둔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러 범행이 매우 불량하다. 범행 후 정황에 비춰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눈이 잘 안보여서 실수로 때렸다는 진술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피해자가 ‘살려 달라’고 소리쳤음에도 3시간 가까이 119에 신고하지 않은 점,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폭행은 인정하지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 범행 후 피고인도 정신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고인이 119를 불러서 응급조치를 했다”며 계획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이라고 항변했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폭행 이유에 대해 “(피해자가) 잠을 자면서 잠꼬대를 했는데 위협만 하려다 이성을 잃었다”며 “어깨를 때리려다 시력이 안 좋아서 머리를 때리게 됐다”고 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이달 28일 열릴 예정이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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