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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트럼프 당선' 첫날부터…국내은행 주담대 금리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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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5년 만기 은행채, 최근 금리 추이/그래픽=김지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 소식에 국내 은행의 대출 금리도 들썩였다. 시장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대출 금리도 일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7월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이날 5년 혼합형(고정·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16~5.660%로 전날보다 금리 하단이 4.5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올라서다.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전날 5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는 3.326%로 전일보다 4.5bp 올랐다. 은행마다 준거금리 반영 시점에 차이가 있는데 일부 은행은 전날 은행채 금리에 주담대 금리가 바로 연동된다.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우대금리를 일반 금융소비자가 받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혼합형 주담대의 체감금리는 4.5% 이상으로 전해진다.

특히 전날 5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는 지난달 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를 단행했으나 시장금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이유가 가장 크지만 미국 대선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규모 투자와 감세 공약을 강조했다. 재정적자 확대가 불가피한데 이를 감당하기 위해 국채를 찍어낼 경우 국채 가격 가격 하락(금리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보호관세 등으로 인한 강달러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당선 결과에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다. 강달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높이고, 생산자 물가를 올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항상 환율이 불안할 때 한은이 이를 우려하는 발언들을 해왔기 때문에 통화완화 지속에 의구심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조 변화까지 예상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2016년에도 금리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2016년 11월 초 1.725%였던 5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는 그해 말 2.028%까지 상승했다. 2016년 10월 평균 2.86%였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2개월 후 3.17%까지 올랐다.

금리 상승 외에도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을 조이면서 연말까지 대출 시장은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우리·IBK기업은행 등이 비대면 가계대출을 아예 중단한 상태다. 이들은 중도상환수수료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면서 신규 대출보다는 상환을 유도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금리 향방을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대출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당장 체감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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