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7일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1분기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카나나의 비공개 베타테스트(CBT)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진은 지난달 카카오의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 AI 2024'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카나나를 공개하는 모습. 사진 카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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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게임·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이 포함된 콘텐트 부문 부진으로 주춤한 실적을 발표했다. 위기 돌파의 ‘핵심 열쇠’로 지목되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는 내년 1분기 일부 이용자 대상으로 비공개 시범테스트(CBT)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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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조 921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 114억원)대비 4% 감소했다고 7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305억원으로 같은 기간 5% 늘었다. 3분기 매출이 감소한 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의 실적이 포함된 ‘콘텐트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4% 줄어서다.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게임, PC게임 등 실적이 포함된 ‘게임 부문(-11%)’과 SM엔터테인먼트 등의 실적을 집계한 ‘뮤직 부문(-8%)’ 매출이 일제히 주저앉았다. 영상제작과 매니지먼트 사업이 포함된 미디어 부문(-49%)도 매출 감소폭이 컸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직전 분기에 주요 소속 아티스트의 앨범 활동이 집중됐기 때문”이라며 “미디어 부문도 작년 하반기에 제작 라인업이 집중됐고, 미디어 방송 광고 시장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원 기자 |
플랫폼 부문 매출은 성장했다. 3분기 매출 943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 증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의 서비스가 포함된 ‘플랫폼 기타’ 부문도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3% 늘었고, 톡비즈(카카오톡 비즈니스) 부문도 같은 기간 매출이 6% 늘었다.
4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광고 시장 업황이 나쁜 탓에 플랫폼 부문 매출 부진이 예상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속 주요 아티스트의 신규 활동이나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출시가 없어 콘텐트 부문 매출도 낮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신 CFO는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내년에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성장 재가속을 위한 기반과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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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 카나나, 구독형 모델로
카카오는 이날 핵심 성장동력인 AI 서비스 ‘카나나’의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카나나는 지난달 카카오가 공개한 ‘초개인화’ AI 서비스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나나는 사내 CBT 운영 후, 내년 1분기 중 일반 이용자에게 CBT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며 “기본적인 수익화 방향은 구독형 모델을 기반으로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구체적 방안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카나나가 카카오톡과 별도 앱으로 출시되는 것에 대한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우려에 대해서 정신아 대표는 “AI를 활용한 신규서비스 영역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들이 주목한 사례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다. 메타는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두 이용자 간 채팅 서비스가 있지만, 별도의 채팅 서비스인 ‘왓츠앱(Whatsapp)’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정신아 대표는 “(메타의 사례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의 세분화로 서비스의 중복이 있긴 하지만, 메타 생태계의 충성 이용자 규모는 확장되고 있다”며 “카카오도 생태계 내 충성 이용자의 규모를 확장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가 지난달 경기도 성남시에서 개최된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 AI 2024’에서 AI 서비스 카나나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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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카카오는 이날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인 ‘카카나 나노’와 ‘에센스’ 등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LLM은 오픈AI의 ‘GPT-4’나 구글의 ‘제미나이’ 등 생성AI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다. 다만, 정신아 대표는 이날 “서비스 구축 시에는 자체 언어모델만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기술 수준이 낮은 서비스는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자체 LLM을 쓰고, 높은 AI 기술 수준이 필요하면 구글이나 오픈AI가 개발한 LLM등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AI 외에 기존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 서비스 개선에도 나선다. 카카오톡의 핵심 기능인 채팅 서비스 외에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정신아 대표는 “이용자들이 (채팅 외에) 뚜렷한 목적 없어도 카카오톡 내 모든 탭을 고루 탐색할 만한 이유를 만들고자 한다”며 “내년에는 카카오톡 이용자의 서비스 참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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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면 좋은 것
카카오는 향후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기 위한 구독형 사업모델을 내년부터 확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경기 불황 등의 외부 상황에 따라 출렁이는 광고 수익 비중을 낮추고,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수익원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가 보유한 구독형 상품은 ‘이모티콘’을 구독하는 ‘이모티콘 플러스’와 클라우드 서비스인 ‘톡서랍 플러스’ 등이다. 정신아 대표는 “구독 관련 매출의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작지만, 경기 민감도가 낮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장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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