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7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테슬라 15% 급등, 비트코인 1억 돌파…‘트럼프 2.0’ 투자 시작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되면서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선거가 끝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주가가 상승하는데, 여기에 트럼프의 감세와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 기대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3.57% 오른 4만3729.9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2.53% 뛴 5929.04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2.95% 올라 1만8983.46으로 마감했다. 세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특히 다우지수가 하루에 1000포인트 이상 오른 것은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트럼프 2.0’ 시대에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큰 종목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은행주는 트럼프가 금융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인수·합병(M&A)을 허용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면서 급등했다. JP모건체이스는 11.5%, 웰스파고는 13%, 뱅크오브아메리카는 8.4% 올랐다.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독점에 대한 압박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뛰었다. 이날 대선 기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테슬라는 14.75% 급등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4.07% 상승해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애플을 밀어내고 뉴욕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 밖에 마이크로소프트(2.12%) 아마존(3.8%) 인텔(7.42%) 등도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트럼프 정책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 주가는 휘청였다. 애플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잠재적 관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0.33% 내렸고, 트럼프가 “미국의 반도체를 빼앗고 있다”며 공격한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도 1.3% 하락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수혜주였던 재생에너지·태양광 관련 종목들도 플러그파워(-21.8%) 퍼스트솔라(-10.13%) 인페이즈에너지(-16.82%) 크게 내렸다.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미국 증시에서 ‘트럼프 랠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대통령 임기 첫해에는 S&P500 지수의 수익률이 다른 해보다 높았다. 대표적인 정책들이 구체화하고 선거 불확실성에 지연된 투자가 속도를 내기 때문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수혜 업종인 대형주 가운데 외교적 불확실성이 적은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보안, 방산, 전통(화석) 에너지, 제약·바이오 등”을 꼽았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산업재, 주택, 전력, 인프라, 유틸리티 업체로 관심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을 ‘비트코인 대통령’이라고 칭할 정도로 암호화폐를 옹호해왔다. 가상 자산 시총 1위인 비트코인은 이날 10%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7만6000달러(약 1억원)를 넘어섰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 일론 머스크의 선호코인으로 알려진 도지코인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트코인이 2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이 가상자산 규제를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7월 “미국을 글로벌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고 비트코인을 전략 준비 자산으로 매입하겠다”고 발언했다. 영국계 금융사인 스탠다드차타드(SC)는 “트럼프 2기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내년까지 20만 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일보

트럼프 당선으로 테슬라와 도지코인 등 이른바 '머스크 수혜주'가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5일(현지시간) 트럼프의 펜실베니아 유세 현장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트럼프가 대규모 감세를 추진할 경우 국가 재정적자 부담이 커지고, 관세 인상 역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43%,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4.27%를 기록했다. 달러는 트럼프가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강세를 띠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1.62% 오른 105.10에서 움직였다.

진옥희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의 대규모 감세 정책과 무역갈등 격화 가능성, 이민 제한 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한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42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역 마찰에 대한 우려는 안전자산인 금값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금융 정세 불확실성 속에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사재기 움직임을 보이며 5일 금 선물은 온스당 267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ING는 “장기적 관점에서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금값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그룹도 “중동지역의 긴장이 지속하고,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어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6~12개월 금값을 온스당 3000달러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리 인하와 지정학적 위험, 중앙은행의 수요 확대 등으로 금값이 점진적으로 상승해 내년 초 온스당 29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제시했다.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