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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다시 트럼프 시대] "1400원 넘었다"…5대銀, 엿새 만에 달러 예금 1.7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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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달러 예금, 12억4411만 달러↑…트럼프 당선에 '강달러', 1420원 기대감

아주경제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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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기대하던 환테크족이 이달 들어 1조원 넘는 달러를 사들였다. 당선이 확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연내 원·달러 환율이 142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이달 들어 엿새 만에 12억4411만 달러 증가했다. 전월 말 602억681만 달러에서 이달 6일 기준 614억5092만 달러까지 2.07% 확대됐다. 원화로 따지면 이달에만 약 1조7386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린 것이다.

앞서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달 감소세로 전환했다. 올해 6월부터 계속 잔액이 늘었지만, 5개월 만인 지난달 상승세가 꺾였다. 월별 예금 잔액은 △6월 532억6315만 달러 △7월 575억3075만 달러 △8월 633억8919만 달러 △9월 636억2965만 달러 등이다.

그런데 이른바 ‘트럼프 효과’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면 확장정책을 펼치며 물가가 오르는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늦추고 강달러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통화 가치는 기준금리가 높을수록 올라간다. 이에 환차익을 목적으로 한 달러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임이 확정된 지난 6일에도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하루 만에 2억3558만 달러가 늘었다. 지난 6일 기준 총 잔액은 614억5092만 달러로, 전일 대비 약 3200억원을 웃도는 달러를 개인, 법인 등이 대거 사들였다.

통상 환테크족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때(원화 가치 절상) 달러를 사들이고,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절하) 원화로 바꿔 환차익을 챙긴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원·달러 환율 상승기에도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셈이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오후 8시경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04.0원을 기록해 강달러였던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건 올해 4월 16일 1400.0원을 찍은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연내 142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한다. 1400원대 진입에도 환테크족이 달러를 사들이고 있는 이유다.

강달러에 엔저(엔화 약세)도 더 심화하고 있다. 지난 6일 엔·달러 환율은 154엔대까지 상승했는데(엔화 가치 절하), 이는 지난 7월 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1조1460억6332만엔에서 이달 5일 기준 1조1482억6917만엔으로 22억585만엔(약 200억원) 불었다. 엔화 가치가 저점일 때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은행의 달러 예금이 증가하겠지만, 환차익을 보기 위해 언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지 모르는 일”이라며 “은행은 외화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리스크 확대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수지 기자 sujiq@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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