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AI 콘퍼런스 '테크토크' 개최···개발자·전문가 북적
AI 플랫폼 '유니버스' 소개···고객 선호도 파악해 마케팅 활용
AI 개발에 진심인 정태영 부회장 뚝심 통해···9년간 1조 투자
"현대카드는 신용카드업이라는 게임에서 이기는 룰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저희는 이길 수 있는 룰을 만들어 성장합니다."
현대카드가 개최한 인공지능(AI) 콘퍼런스에서 김재완 AI사업1본부장이 한 말이다. 이는 후발주자이면서도 업계 최초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고 비대칭 브랜딩 전략을 내놓은 데 이어, 이제는 AI로 글로벌 도약에 나선 현대카드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첫 AI 소프트웨어 수출에 성공하면서 '테크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AI 성과와 기술력을 선보이는 콘퍼런스 '테크토크'를 개최했다. 전통적인 금융회사에서 AI 관련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AI 개발자들 사이에서 금융권은 '낙후된 디지털 세계'로 일컬어질 만큼, 디지털 활용에 뒤처진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는 수백명에 달하는 개발자와 데이터 전문가들이 찾아 현대카드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유니버스'에 주목했다.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AI 플랫폼인 유니버스는 세계 무대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일본 3대 신용카드사인 미쓰이스미토모카드(SMCC)는 수백억원을 지불하고 유니버스를 구매했다. 국내 금융사가 독자 개발한 AI 소프트웨어 수출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태영 부회장이 지난 2015년 '디지털 현대카드'를 선언한 이후 9년 만이다. 아시아, 중동, 유럽에서 유니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보니 정 부회장은 해외 세일즈에 여념이 없다.
유니버스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데에는 현대카드가 수년간 다져온 데이터 사이언스의 기술력에 있다. 현대카드는 고객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모든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고객의 소비 정보를 초개인화할 수 있는 '태그(Tag)' 기술을 접목했다. 쉽게 말해 고객에 대한 수많은 사실 정보를 토대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현대카드는 이런 AI 기술을 적용해 마케팅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검증도 마쳤다. 신동훈 AI사업2본부장은 "현대카드의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 왔고, 현재 가장 고도화 된 AI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성과를 제고시키기 위한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유니버스는) 고객이 어떤 상태로 갈 것인지 미리 예상하고 어떤 도구를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카드가 AI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업계는 정 부회장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내부에서도 AI 전문가로 불릴 만큼, 투자에 진심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5년 디지털 조직을 처음 꾸린 뒤 매년 영업이익의 30%에 달하는 자금을 AI 개발에 투입했다. 지난 9년간 투자한 금액만 1조원에 달한다. 초기 20여명이었던 AI팀 인력은 현재 500여명으로 늘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단기적인 비전보다 중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움직일 것"이라면서 "AI에 독보적인 자신감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주경제=박성준 기자 p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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