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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쿠팡 김범석, 5천억 주식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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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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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쿠팡 주식 최대 1500만주를 내년 8월까지 매각하고 200만주는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쿠팡 창업자인 김 의장의 대규모 주식 매각은 2021년 3월 쿠팡이 미국에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김 의장이 매도 계획을 밝힌 1500만주는 대략 5000억원 규모다.

이로써 김 의장은 창업 14년 만에 수천억 원 규모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쿠팡은 "6일(현지시간)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보유 주식 최대 1500만주를 매각하고 200만주는 기부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내용의 '사전 주식 거래 계획'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법 '10b5-1' 규칙에 따르면 기업의 임원 등은 미리 매각할 주식 수량과 기간 등을 확정해 SEC에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기업 내부자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에 나서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사전에 제출한 계획대로 주식을 거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계획에 따르면 김 의장은 쿠팡 주식 최대 1500만주를 매각한다. 매각은 오는 11일부터 시행해 내년 8월 29일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주식 200만주는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쿠팡은 "김 의장이 세금 의무를 포함한 상당한 재정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이번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식 기부에 대해서는 "주식을 매각해서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 자체를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이 매도하는 1500만주는 종가 기준 쿠팡 주가(24달러)를 적용하면 대략 5000억원(5043억원)의 가치다. 김 의장은 2021년 쿠팡의 미국 상장 이후 주식을 매각한 적이 없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이 밝힌 대로 세금 등 재정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상장 후 차익실현도 고려한 선택일 것"이라며 "기업을 창업하고 상장까지 시킨 설립자가 지분 일부를 현금화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 아니겠냐"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추산한 김 의장의 보유 자산은 32억달러(약 4조4889억원)로 한국 자산가 순위 11위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 이후에는 통상 지분 매각에 록업(제한)을 두는데, 김 의장의 경우 올해가 상장 3년 차인 만큼 지금이 차익 실현의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창업주의 대규모 주식 매도가 향후 경영권과 주가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투자 사이트 컴퍼니마켓캡에 따르면 김 의장은 전체 쿠팡 주식 17억8900만주의 9.7%에 해당하는 1억7480만2990주를 보유하고 있다. 계획대로 매각이 완료되면 김 의장 보유 주식 수는 1억5780만2990주로 전체 쿠팡 주식 수의 8.8% 수준으로 내려간다. 지분율이 8.8%에 불과하지만 김 의장 보유 주식엔 주당 29표에 달하는 강력한 차등의결권이 부여돼 있다. 게다가 김 의장은 클래스B 주식을 클래스A 주식으로 전환해 매도할 계획이다. 따라서 경영권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의장이 보유한 지분 1억7480만2990주는 전량이 '클래스B' 보통주다. 김 의장은 이 주식 1주로 29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김 의장 외에 다른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주당 의결권 1표인 클래스A 보통주다.

쿠팡 프록시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김 의장은 전체 의결권의 75.8%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밝힌 대로 1700만주(1500만주 매각, 200만주 기부)가 줄어들면 의결권 비중이 73.7%로, 2%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향방은 최대 관심사다. 최고경영자가 10%에 가까운 지분을 한꺼번에 처분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쿠팡의 경우는 이번 김 의장 지분 매각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이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희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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