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기업들, 대응 회의 여는 등
보조금 폐지 기류에 대책 마련 나서
稅공제액 현금화-칩스법 계약 서둘러
미국내 투자 압박 더 심해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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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바이든 보조금’ 수혜를 예상하고 미 투자를 진행 중인 국내 산업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당장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보조금 정책이 뒤집힐 가능성에 국내 배터리 기업은 트럼프 당선 직후인 7일부터 대관 등 유관 부서에서 트럼프 당선 후 대응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도 서둘러 바이든 행정부와 반도체 보조금 최종 계약을 마무리짓는 등 새 정부가 시작되는 내년 1월 전까지 보조금 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상원뿐만 아니라 하원도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레드 스윕’이 유력해지면서 IRA,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등 바이든 정부의 주요 법안이 폐기되거나 개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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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불확실성에 대비해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조기 현금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7∼9월) 실적발표에서 올해 예상되는 회사의 총 AMPC 5000억∼6000억 원을 유동화하겠다고 밝혔다. AMPC는 보통 세금을 납부한 후 해당 금액만큼을 환급받는데, 실제 현금이 들어오기까지 최대 1년이 걸린다. AMPC 권리를 타사에 매각하는 유동화 방식을 취하면 곧바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AMPC 중 일부를 유동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조기 생산에 나서거나 유동화를 하는 것은 트럼프발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미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도 새로운 변수가 됐다.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은 “당초 트럼프 당선인이 IRA를 행정명령이나 규칙으로 손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면 법 개정 가능성까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IRA로 공장을 유치해 수혜를 입은 다수 주가 공화당 ‘텃밭’인 만큼, 전면 폐지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칩스법 보조금을 위한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들은 칩스법 보조금 최종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가 보조금 및 대출 관련 최종 계약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1월에 임기가 끝나기 전에 칩스법 예산 집행을 서두르면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미국 현지에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밝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을 각각 64억 달러(약 8조9400억 원),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 원) 지급을 약속받았지만 아직 최종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대한상의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최대한 보조금을 미리 확정하고, 어떤 외부적 상황에도 지급이 이행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갖춘 계약에 합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보다는 ‘미투자에 대한 제약’을 강조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 기조하에서 미국 내 투자 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취임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생큐! 삼성, 우리는 삼성과 함께하고 싶다(Thank you, @Samsung! We would love to have you!)”라고 올리며 투자 압박을 시사한 바 있다.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의 인력 채용이나 투자 금액을 늘리라는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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