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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그물 올리는데 배 뒤집혔다”...제주 해상서 2명 사망, 12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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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27명 중 13명 구조... 실종자 중 10명이 한국인

조선일보

8일 오전 4시 34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금성호(129t)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승선원 중 인근 선박에 의해 구조된 이들이 한림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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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탄 어선이 침몰해 12명이 실종됐다. 해양경찰청은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8일 오전 4시 34분쯤 제주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선적 129t급 선망어선 금성호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해경에 따르면 금성호 승선원은 출입항관리시스템상 27명(한국인 16명·인도네시아인 11명)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15명(한국인 6명·인도네시아인 9명)을 구조해 한림항으로 이송했다. 이 중 한국인 선원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심정지)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고 해경은 밝혔다. 다른 13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이며 전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경은 나머지 실종자 12명을 찾기 위해 현장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실종자 중 10명은 한국인이고 2명은 인도네시아인으로 파악됐다.

금성호 선체는 완전히 침몰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금성호는 고등어, 삼치, 정어리 등을 그물로 잡는 선망 어선으로 지난 7일 오전 11시 49분쯤 서귀포항에서 출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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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4시 34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금성호(129t)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승선원 가운데 인근 선박에 구조된 이들이 한림항에서 병원 이송을 기다리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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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구조된 선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금성호는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겨싣는 작업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선체가 전복되면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된 선원 A씨는 금성호가 그물이 있던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뒤집혔다고 말했다.

A씨는 “새벽에 파도가 그리 심하지는 않았다. 운반선(117금성호)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에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그물을 들어 올리는데 그물에 남아 있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며 “처음엔 서서히 기울어지더니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순식간에 넘어갔다. 복원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어 “배가 완전히 뒤집혀 배 밑이 하늘로 올라가 버리니 선원 전원이 모두 물에 빠졌다”며 “그때 외국 선원 2명이 뒤집힌 배 위로 올라가 한명씩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A씨는 “10여명이 구조됐는데 2명은 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얼마 안 됐는데 심정지가 왔다”며 “물을 너무 많이 먹었다. 정말 몇 초 사이에,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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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제주 비양도 북서쪽 24㎞ 해상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금성호(129t) 실종 선원을 찾기 위해 해경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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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망망대해에서 떠밀려 가는 동료 선원을 기억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A씨는 “망망대해에서 장비도 없고 맨몸으로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며 “조류에, 파도에 (선원들이) 자꾸 멀어졌다. 배 쪽으로 좀 붙어야 구조할 건데 자꾸만 자꾸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사고 당시 해역에는 북동풍이 초속 4~6m로 불고, 물결이 1m 높이로 일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제주에서 침몰한 어선인 대형선망은 본선 1척, 주등선과 부등선, 운반선 3척 등 6척이 하나의 선단을 이뤄 어군을 찾아 이동하며 조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선을 주축으로 주등선, 부등선이 함께 그물을 치면 운반선 3척이 교대로 그물에 갇힌 어획물을 퍼 올리는 방식이다. 이번에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배는 본선이다.

현재 사고 해역에서는 해경 경비함정 18척, 항공기 5대, 해군 함정 3척과 항공기 1대, 공군 항공기 1대, 경찰 항공기 1대, 소방 항공기 1대, 어업지도선 2척, 민간 어선 13척 등이 동원돼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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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8일 오전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어선 '135금성호' 침몰사고에 따른 2차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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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현장의 가용자원 및 인력을 총동원하여 인명 수색과 구조에 만전을 다하고,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유의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고 관련 보고를 받고 해경과 국방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에 이같이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이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한 총리는 행정안전부·해양수산부·해경에 가용한 모든 함정과 주변을 운항 중인 어선, 상선, 관공선 등을 동원해 신속한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국방부에는 야간 수색 작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명탄을 지원하고, 항공기를 투입해 해경의 구조 업무에 최대한 협조하라고 주문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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