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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도로에 정차한 후 다시 출발하는 과정에서 차량 앞으로 무단횡단하는 80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탁송차 운전기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나경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를 받는 A 씨(61)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2022년 5월 2일 오후 2시 28분께 대전 동구의 한 편도 2차로 도로에서 26톤 탁송차를 운전하다 무단횡단하는 피해자 B 씨(85)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당시 도로에 잠시 정차해 싣고 있던 차량을 하차시킨 뒤 다시 운전석에 올라탔다.

이 과정에서 차량 앞쪽에서 길을 건너는 B 씨를 보지 못했고 그대로 탁송차를 출발시키면서 사고가 났다.

검찰은 A 씨가 전방을 잘 살피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사고 전 A 씨가 피해자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사고 차량이 26톤 탁송차량으로 운전석 높이가 매우 높고, 피해자는 허리를 구부리고 있어 실제 키보다 낮은 위치에 있었다”며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서도 운전자의 시점에 따라 피해자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 결과가 달라진다”며 범죄 입증이 부족하다고 봤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사고 차량 조수석 앞 유리에 전방 보행자 관찰용 반사경이 부착돼 있기는 하지만 반사경에 비추는 모습이 어떠한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며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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