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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북스&] 소달구지 다니던 '영동' 시골···한국 '富의 상징' 강남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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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탄생(한종수 외 지음, 미지북스 펴냄)

서울경제


강남의 구석구석과 모든 것을 담은 ‘강남의 탄생’이 2016년 초판 발행 이후 개정 증보판으로 돌아왔다. 초판보다 100쪽 가까이 증보해 이전에 담지 못했던 강남의 속살까지 채워 넣었다.

‘강남의 탄생’은 한마디로 서울이 어떻게 고도화됐는지에 대한 역사이자 강남이 어떻게 한국 부동산 계급의 최상단에 올랐는지 다뤘다.

강남의 첫 번째 부촌은 어디일까. 가장 강남스럽지 않지만 가장 강남스러운 지역은 어디일까. 두 질문의 정답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압구정동과 청담동이다. 그렇다면 강남은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1963년 이전까지 현재 강남은 서울이 아니었다. 서울은 오직 ‘강북’이었고, 강남은 경기도 광주군과 시흥군이었고, 논과 밭이 대부분이었으며 ‘영등포 동쪽’ 또는 ‘영등포와 성동의 중간’이라는 의미의 ‘영동’으로 불렸다.

1960년대 서울은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포화 상태가 됐고 정부는 주택난 등을 해결하기 위해 1963년 서울이 아니었던 지금의 강남을 대거 서울에 편입했다. 이때부터 우리가 아는 강남의 모습이 갖춰지기 시작한다. 개발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영동’은 ‘완벽한 현대 도시’로 탈바꿈한다. 소달구지가 다니던 흙길에 아스팔트가 깔리고 차가 달리고 허허 벌판이던 논밭에 아파트가 대거 들어섰다.

책은 이처럼 경기도 광주·시흥군이었던 영동이 어떻게 ‘한국의 부’의 상징이 됐는지를 ‘강남 부동산 개발 드라마’처럼 펼쳐 보여준다. 강남구의 탄생부터, 아파트 시대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왜 국가 기관들이 강남으로 모여들었고, 대학병원의 메카가 됐는지 저자들은 생생한 설명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준다.

현재의 강남을 만드는 데 기여한 정체가 바로 교회와 성당이라는 ‘반전 스토리’ 등은 흥미진진하다.

책은 강남 개발을 거치며 사라져 버린 것들과 어두운 기억들도 소환한다. 강변 도로를 만들면서 사라져버린 옛 한강변의 풍경, 압구정동과 옥수동 사이에 있었지만 아파트 개발로 사라져 버린 저자도, 저자도와 비슷한 운명을 맞이한 밤섬 등의 이야기 등은 과연 과거 강남은 어땠을지 상상력과 아련함을 자극한다. 1만9800원.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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