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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 화백 '미투'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1심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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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박재동 화백 정정보도 소송 관련

피해자 측 "소송자료 유출돼 2차가해"

박 화백 측 "다른 사람에게 유출 아냐"

1심 "피해사실 인정…위자료 5000만원"

뉴시스

[서울=뉴시스]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의 성추행·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가 박 화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 판단을 받았다. 반면 법원은 박 화백이 제기한 반소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은 박 화백이 지난 2018년 11월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정정보도 청구 등 소송 변론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11.07.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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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의 성추행·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가 박 화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 판단을 받았다. 반면 법원은 박 화백이 제기한 반소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창모)는 8일 만화가 A씨가 박 화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박 화백이 A씨에게 5000만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앞서 한 방송사는 지난 2018년 2월 박 화백이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러 온 A씨에게 성추행·성희롱을 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학생들에게도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박 화백은 보도에 허위사실이 포함돼 명예가 훼손됐다며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제보 내용과 법정 증언이 대부분 일치하며, 실제 경험하지 못하면 진술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판결했고 이후 대법원에서 박 화백의 패소가 확정됐다.

A씨는 박 화백이 정정보도 청구 소송 과정에서 확보한 소송자료를 지인 등을 통해 유출했고 이에 따라 지속적인 2차 가해가 발생했다며 위자료 1억원을 지급을 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박 화백 측은 "지인이 소송자료를 공개하기는 했으나, 소송에서 공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지인이 소송자료를 어떤 경로로 입수해 공개한 것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지인도 A씨로부터 고소당하자 함께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눴을 뿐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유출한 것은 아니다"라며 "소송자료들은 A씨의 사생활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변론했다.

하지만 1심은 박 화백의 이 같은 행위가 A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박 화백)는 사적 대화가 포함된 이 사건 소송자료들을 지인에게 공유해 지인이 누설하게 함으로써 원고(A씨)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또는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해 원고에게 정신상 고통을 가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는 정정보도 사건에서 원고의 성폭력 피해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했으나 원고 진술 신빙성이 인정돼 청구기각 판결이 확정됐다"며 "원고 진술 피해는 사실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피고에 의해 유출된 이 사건 소송자료는 광범위하게 공개돼 공유됐고, 원고는 이른바 2차 가해로 큰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며 현재까지 그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 액수는 50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박 화백 측은 A씨가 성추행·성희롱 의혹을 허위로 주장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A씨를 상대로 맞소송(반소)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은 박 화백의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됐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A씨 측 대리인은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자료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행위가 명백한 불법행위임을 확인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피해자가 제출한 자료들이 2차 가해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경계하고,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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