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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가 범행을 숨기려고 경찰과 통화하면서 피해자 목소리까지 흉내 낸 정황이 드러났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육군 장교 양(38)씨는 범행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피해자 A(33)씨에 대한 가족의 ‘미귀가 신고’를 취소하려고 자신이 A씨인 것처럼 가장해 경찰과 소통했다.

그는 이날 앞서 A씨 휴대전화로 A씨 어머니에게 ‘당분간 집에 못 간다’는 문자를 보냈고, A씨 어머니는 112에 딸의 미귀가 신고를 한 상태였다.

신고를 접수한 관악구의 한 파출소는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와 보이스톡을 보냈다. 그러자 양씨는 A씨 휴대전화로 파출소 직원에게 보이스톡을 걸어 “미귀가 신고를 취소해달라”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A씨의 목소리를 모방하며 인적 사항을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어머니에게 “A씨와 연락됐지만 대면해서 확인해야 하니 직장에 공문을 보내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하겠다”고 안내했지만, A씨 어머니는 직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신고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2일 A씨의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 재신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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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 자기 차량에서 A씨와 말다툼하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됐다.

힌편 강원경찰청은 전날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거,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양씨의 신상 공개를 의결했다.

그러나 양씨는 자신의 신상정보 공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8일 춘천지법에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와 함께 본안소송인 ‘신상정보 공개 처분 취소 청구’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춘천지법의 가처분 인용 여부 결정은 11일 이뤄질 전망이다. 양씨의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신상 공개는 본안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중단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경찰은 13일경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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