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로이터=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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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자국중심주의로 무장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현실화하면서, 우리나라 고용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국내 수출 기업의 고용 여력이 악화하는 동시에, 국내 제조 시설의 미국 이전도 가속화될 수 있어서다.

9일 학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고관세 정책 등 무역장벽 강화로 우리 수출은 물론 일자리도 위협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약집인 '어젠다 47'에서 "미국에 무역적자를 안기는 나라에 관세를 더 매기겠다"고 했다.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의 모든 수입품에 10~20%에 달하는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9월까지 미국으로부터 399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며 총 수지 368억 달러의 대부분을 채울 정도로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양국이 서로에 대해 고관세를 적용하면 한국 수출액이 연 53억~448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구조상 미국의 무역장벽 강화는 제조업 등 국내 고용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무역장벽 강화로 국내 생산이 감소하는 동시에 우리 제조 시설의 미국 이전도 급격히 늘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월 조지아주 연설 과정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엑소더스(대규모 탈출)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리더십 아래 다른 나라의 공장과 일자리를 빼앗겠다"고 발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엔 대중국 수출이라도 괜찮아 트럼프 정책의 영향을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제는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가 되고 우리 수출 경쟁력도 많이 떨어져 이마저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시대 국내 일자리 보호를 위해선 대미 무역 의존도를 다른 국가로 분산하는 동시에, 내수 진작·기술 발전을 통해 우리 경제의 회복력을 기르는 정공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트럼프 집권 이후 대미 수출이 줄어드는 부분을 다른 국가에서 메울 수 있도록 수출 촉진에 대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줄어드는 부분은 내수에서 보완하도록 부양 정책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술 발전과 내수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흔들리지 않는 리질리언스(회복력)를 갖춰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급진적인 보호무역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협상의 여지는 남겨둘 것으로 보이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며 "한국의 대미 투자 실적을 지렛대 삼아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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