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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트럼프 'SNS 인사' 시작됐다 "헤일리·폼페이오 기용 안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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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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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2기 행정부에서 기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헤일리 전 대사와 폼페이오 전 장관을 현재 구성중인 트럼프 행정부에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그들과 함께 일했던 것을 매우 즐겁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그들이 나라를 위해 봉사한 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두 사람을 콕 집어 차기 내각 인선 배제 방침을 밝힌 것은 철저하게 충성파로 권력 요직을 채우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맞섰던 헤일리 전 대사는 한때 공화당과 보수 진영에서 반(反)트럼프 인사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안’으로 여겨졌다.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와 날 선 공방을 벌였던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경선에서 패배가 확실시되자 지난 3월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찍겠다”고는 했지만 전면적인 유세 지원에는 나서지 않으며 트럼프 측과 거리를 둬 왔다. 대선 막판 트럼프 캠프가 여성 혐오 발언을 하며 여성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비판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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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트럼프 당선인은 이 글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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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충성파만 요직 기용’ 메시지



트럼프 1기 때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 등을 지낸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해 트럼프 대항마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눈 밖에 났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사려 깊은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 그런 사람은 인터넷을 폄하하지 않고, 햄버거를 던지지 않으며, 모든 시간을 트위터나 생각하며 보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한 말로 해석됐다. 한 달 뒤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멀어진 거리는 이후 다시 좁혀지지 못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해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백악관 기밀문서가 발견됐을 때도 이를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인선 구상을 밝힌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때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요직 인사의 전격 경질을 알렸다. 당사자는 물론 참모들도 교체 사실을 알지 못해 당황한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같은 돌발적 인사 스타일이 2기 행정부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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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당시 미 국무장관과 니키 헤일리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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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열리는 취임식의 공동준비위원장으로는 부동산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와 켈리 레플러 공화당 상원의원을 임명했다. 위트코프는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9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한 두 번째 암살 시도가 있었을 때도 트럼프와 함께 있었다.



바이든, 13일 백악관에 트럼프 초청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13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9일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정권을 평화롭게 이양하는 차원에서 차기 대통령 취임을 앞둔 당선인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다만 2020년 대선 패배 후 선거 조작을 주장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지 않았고 이듬해 1월 열린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식에도 불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 연설에서 “평화롭고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을 약속한다”고 했지만, 인수인계 과정에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이해충돌 방지 서약을 담은 윤리계획을 아직 제출하지 않아 정권 인수 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19년 개정된 대통령직인수법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대통령 당선시 이해충돌 문제 해소방안 등을 담은 윤리계획을 제출하고 공개해야 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리계획 제출이 지연되면서 새 정부 인수팀이 현 정부로부터 민감한 정보를 제공받기 전 체결해야 하는 양해각서 서명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NYT는 “윤리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버티는 트럼프 인수팀과 윤리계획을 요구하는 바이든 행정부 간에 일종의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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