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댓글공작' 전과자가 정신교육?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는 말이 자꾸 나오고 있는 국방부와 군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신준명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 최근 정훈장교 연수에 뜻밖의 인물들이 찾아와서 강연을 했다고요?
네, 취재 결과 '댓글 공작'으로 유죄를 받았던 전직 국정원 인사와 채 해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당사자가 정신교육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VCR▶
지난달 대전에서 진행된 정훈장교 직무역량 강화연수.
이날 주제는 '국가관·안보관 확립'.
신 전 차관은 채 해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신범철/전 국방부 차관 (10월 31일)]
"<아직 공수처 수사를 받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오늘 강연자로 나선 게 좀 부적절하다고 생각은 안 하시나요?> 글쎄요. <채 해병 수사 외압은 없었다는 입장은 여전하신가요?>…<수사를 받고 계신 분들의 강연을 받는 게 다소 부적절하다는 내부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 신범철/전 국방부 차관 (국회 법사위, 6월 21일)]
"<차관도 지금 통화한 게 지금 나오고 있는데> 네. 아니 그거는 회수에 관련한 거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은. <회수가 외압이죠. 회수가 외압입니다. 신범철 차관도 8월 2일에 대통령과 통화한 거 맞죠?> 네, 통화했습니다. <거기에서 대통령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수사 결과 다시 회수해 와라'?> 대통령님과의 통화를 공개석상에서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이 연수는 군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국방정신전력원'이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상은 장병 정신전력 강화와 언론 대응 등을 담당하는 정훈장교들입니다.
<스트레이트>는 지난해와 올해 정훈장교 연수를 찾은 강연자 명단을 확인해 봤습니다.
눈에 띄는 인물이 더 있었습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입니다.
육군참모총장으로 전역한 남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에 취임했습니다.
전임 원세훈 원장 시절의 댓글공작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을 만들고 직원들에게는 위증을 시켰습니다.
댓글 공작은 대북 심리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재준/당시 국가정보원장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위, 2013년 8월 5일)]
"이번 사건도 대적 심리전 업무를 둘러싼 정치 개입 논란으로."
또 국정원 특수활동비 6억 원을 빼돌려, 박 전 대통령에게 상납하기도 했습니다.
[남재준/전 국가정보원장 (서울중앙지검, 2017년 11월 8일)]
"<국정원 돈을 왜 청와대에 상납하셨습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어."
두 사건으로 남 전 원장은 각각 징역 3년 6개월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남 전 원장의 강연 주제 역시 '국가관-안보관 확립'이었습니다.
합참에서 민군심리전부 부장을 역임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을 주도하고, 대북 공작금을 빼돌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뒷조사를 한 사실이 인정돼 역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물입니다.
[이종명/전 국가정보원 3차장 (서울중앙지법, 2018년 5월 30일)]
"<불법 사찰 혐의 인정하시나요?>…"
지난해에는 '헌법 가치 수호'를 주제로 올해는 '국가관-안보관 확립'을 주제로 군인들 앞에 섰습니다.
이번 강연에선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친일파 청산보다 공산주의 척결에 중점을 뒀던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백선엽 장군의 간도특설대 이력에 대해선 "당시 출세하려면 그 길밖에 없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전 차장은 지난해 군의 정신전력 기본교재 감수에도 잠시 참여했습니다.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이라고 소개하고 독도가 없는 한반도 지도를 수록해 논란이 된 교재입니다.
일선 부대와 교육기관에 2만 부가 배포됐다가 전량 회수됐습니다.
[연수 참석 정훈장교 (10월 31일)]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어떤 혐의로 실형 살았는지 알고 계시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연수 참석 정훈장교 (10월 31일)]
"<강연을 들으신 일선 장교분들의 의견을 좀 들어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제가 답변드리기는 좀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강연을 들은 한 정훈장교는 "강연 내용을 떠나 댓글 조작에 가담했던 인물들을 강연자로 쓰는 것 자체가 불편했다. 정치적 중립을 표방해야 하는 군인들에게 부적절한 강연자 선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군내에서 가장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하는 병과인 정훈장교들에게 이런 인물들의 특강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강연자 목록을 받은 뒤, 부적절한 인물들이 있다고 보고, 연수에 불참한 정훈장교도 있었습니다.
[부승찬/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
"이런 분들은 아까 얘기했던 정보의 정치화를 실제 했던 사람들이에요. 댓글공작이 대표적이잖아요. 리더의 입맛, 대통령의 입맛에 맞춰서 그런 정보를 왜곡하고 댓글 공작을 하고. 이런 사람들이 와서 정훈장교들에 대한 교육을 한다? 그러면 이게 이념적, 사상적으로 교육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요."
남 전 국정원장과 이 전 3차장의 혐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검사 시절 이끌던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재작년엔 남 전 원장을, 작년엔 이 전 차장을 사면했습니다.
[국방정신전력원 관계자 (10월 31일)]
"<누가 (강연자) 선정을 이렇게 한 건가요?> 대변인실에 한번 여쭤보세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국방부는 이들을 강연자로 선정한 이유로 "정훈장교들의 안보관 확립에 필요한 강사로 판단되어 선정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원래 정치훈련(政治訓練)의 줄임말이었던 정훈(政訓).
문재인 정부는 소통과 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며 바른 훈련이라는 뜻을 포함한 공보정훈(公報正訓)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다시 공보를 삭제하고, 정신교육을 강조하는 정훈(精訓)으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2년 국군의날)]
"확고한 대적관과 엄정한 군기를 확립하고."
[윤석열 대통령 (2023년 국군의날)]
"투철한 군인 정신과 확고한 대적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4년 국군의날)]
"확고한 국가관과 대적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처럼 군 사상 교육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는 나라는 북한, 중국, 구소련권 국가를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지난해 국방부는 정훈 담당 부서를 가칭 '정신전력기획관실'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정훈국을 15년 만에 부활시키는 조치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이트>가 이에 대해 질의를 하자, 국방부는 "정훈국 검토는 논의된 바 없고, 정신전력기획관실 신설도 추가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 '보안사'의 부활?
◀이휘준▶
윤석열 정부 들어서,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듯한 군의 움직임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숱한 문제를 일으켰던 보안사와 기무사의 역사를 계승하는 방첩사가 생기기도 했잖아요.
◀신준명▶
네, 여기에 국방부 내에 장관 직속의 정보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CR▶
[전두환/당시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 (1979년 10월 28일)]
"김재규는 차(지철) 실장 복부를 향해 1발을 발사하고 구부리고 계신 각하(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면으로 접근해 머리에 바짝 권총을 들이대고 1발을 발사하여 완전히 절명케 하였다."
20대 보안사령관 전두환.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을 수사한다는 명분으로 주요 국가기관을 장악한 뒤, 12.12 군사 반란을 일으켜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후임 보안사령관은 노태우 씨였습니다.
이렇게 신군부 정권의 중심에는 보안사령부, 이른바 '보안사'가 있었습니다.
군내 방첩업무와 군사기밀에 대한 보안 감시를 했던 국방부 직할부대입니다.
그런데 1990년, 윤석양 이병의 폭로로 보안사의 민간인 불법 사찰이 드러났습니다.
[이종구/당시 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1990년 10월 10일)]
"군은 국민의 분노와 원성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노태우 정부는 보안사의 이름을 기무사령부로 바꾸고 부정적 인식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불법 사찰은 계속됐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에는 기무사가 조직적으로 유가족들을 사찰하고 성향별로 분류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둔 시점에는, 전국 비상계엄을 검토한 문건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를 해체했습니다.
[윤영찬/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2018년 8월 3일)]
"현재의 기무사를 근본적으로 다시 재편해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그렇게 새로 출범한 안보지원사령부.
과거와 단절하고 새출발한다는 의미로, 전두환, 노태우 씨를 비롯한 과거 보안사령관과 기무사령관의 사진을 모두 내렸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안보지원사의 이름을 방첩사령부로 바꾸고, 보안사와 기무사의 역사를 계승한다고 공식화했습니다.
과거 사령관들의 사진을 다시 걸면서 전두환, 노태우 두 사람의 사진도 부활했습니다.
부패, 내란, 외환죄로 형이 확정된 지휘관의 사진 게시는 훈령으로 금지돼 있지만, 방첩사는 "예우와 홍보 목적이 아니라 역사적 기록을 보존하는 목적"이라 예외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인형/국군방첩사령관 (국회 운영위, 11월 1일)]
"그것은 여러 가지 국회에서 지적을 많이 해 주셨기 때문에 국방부에서 적절한 지침이 내려올 것으로 보고 저는 거기에 잘 따라서 하겠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등 육사 11기생들의 주도로 결성된 군대 내 사조직 하나회.
12.12 군사 반란의 핵심 세력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사진도 곳곳에 걸려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도방위사령부는 역사관에 차규헌, 노태우, 최세창, 김진영, 이종구의 사진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특전사령부는 정호용과 박희도의 사진을 육군 1사단은 전두환, 1공수특전여단은 차규헌의 사진을 걸어두고 있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원]
"민주주의를 짓밟고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킨 그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사진을 버젓이 내걸었다 하는 것은 '그런 사람을 본받아야 된다' 또는 '본받을 수 있는 인물이다'로 되는 것이죠."
보안사의 역사가 부활한 가운데 국방부는 다른 정보 조직에도 손을 대려 하고 있습니다.
특수전 부대 운영과 대북 첩보 업무 등을 맡고 있는 국군정보사령부.
그런데 지난 7월 정보사 비밀 요원이 중국 측에 기밀을 유출한 사실이 외부로 드러났습니다.
군은 대대적인 개혁을 공언했습니다.
[신원식/당시 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8월 8일)]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반적인 혁신, 후속 조치는 좀 강하게 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국방부 장관 직속의 군 정보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복수의 군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정보사 관계자는 <스트레이트>에 국방부 직할인 국방정보본부와
산하의 국군정보사령부를 가칭 국방정보사령부로 통합하고, 그 밑에 도·감청 임무를 수행하는 777부대, 정찰 위성을 담당하는 위성정보부대를 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국방부 내에 장관 직속으로 2성 장군이 실장을 맡는 가칭 '국방정보실'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장관이 국방정보실을 통해 직접 각 정보부대에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김종대/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전 정의당 의원]
"전문성과 독립성 또 어떤 현대화된 정보 활동을 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하리라고 기대를 해야 되는데 거꾸로 국방장관이 정보를 다 좌지우지하고 입맛에 맞는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일종의 '제왕적 국방장관이 되는 것이 아니냐'하는 우려를 자아내게 됩니다."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와 정보사 개편안을 내년 중 수립 목표로 추진 중"이라면서도 "현재 국방정보실을 신설할 계획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 김용현과 '충암고' 라인
◀ 이휘준 ▶
이런 논란의 중심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자 현 정부 실세 중의 실세로 평가받는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있습니다.
◀ 신준명 ▶
네, 정보조직 신설 방안도 김 장관이 취임한 9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충암고' 라인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VCR ▶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두 개의 문자입니다.
"국방부 쇼츠 영상 시청 권장", "국방부 국정감사간 장관님 말씀 숏츠 영상"
주요 지휘관과 장병들에게 전파하라고 돼 있습니다.
영상을 재생하니, 웅장한 음악과 함께 김용현 장관이 등장합니다.
[김용현/국방부 장관]
"북한은 최고 존엄이 한 놈이다. 우리는 최고 존엄이 5천만이다. 5천만과 1명이 싸우면 누가 이기냐. 우리가 당연히 이긴다."
국방부는 "장관 활동을 영상으로 제작해 대내외 전파와 공감대 확산에 활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9월 취임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김 장관은 충암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윤 대통령과 알았다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 첫 경호처장을 맡아 대통령실 이전과 관저 이전 작업을 총괄한, 현 정부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힙니다.
[허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용현/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10월 8일)]
"<(대통령 관저가)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외교장관 공관으로 변경됐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변경 결정을 누가 했는지 모르십니까?> 압니다. <누가 했습니까?> 제가 했습니다."
여기에 방첩사령부 사령관 여인형 중장과 도·감청 업무를 담당하는 777사령관 박종선 소장도 충암고 출신입니다.
김 장관은 국회에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을 두둔하며 비속어를 쓰기도 했습니다.
[김용현/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10월 8일)]
"군복 입었다고 할 얘기 못 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더 **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호처장 시절 김 장관이 여 사령관을 비롯해 수도방위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공관으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김용현/국방부 장관 (국회 본회의, 9월 10일)]
"3개 부대는 대통령 경호와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부대입니다. 역대 정부에서 경호처장들께서 다 한 분도 빠짐없이 1년에 네 번 내지 다섯 번, 적게는 한두 번 이렇게 격려 식사를 해 오셨습니다. 물어보십시오."
그래서 전직 수방사령관에게 물어봤더니 그런 관례는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김도균/전 수도방위사령관]
"저는 한 번도 경호처장 사무실에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은 수방사령관과 경호처장은 생각보다 이 경호 문제로 직접적으로 논의하고 협의할 사항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공식적인 업무 수행 절차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거지 아니 어떻게 수방사령관이 경호처장 공관에 가서 회동을 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여기에 잘 알려져 있듯 또 다른 실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충암고 출신입니다.
이 장관도 지난 3월 방첩사령부를 찾아 여인형 사령관과 장교 2명을 만났습니다.
대공 수사 협력을 위한 자리라는 명목이었습니다.
이른바 '충암고' 라인.
공교롭게도 법률상 대통령에게 계엄령 선포를 건의할 권한을 가진 2명의 장관이 바로 국방부장관과 행안부장관입니다.
야당에선 계엄 준비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9월 1일)]
"최근에 계엄 얘기가 자꾸 얘기되고 있고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 구금하겠다'라는 그런 계획을 꾸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거 완벽한 독재 국가 아닙니까?"
여당은 충암고 출신 장성이 4명에 불과하다며 근거 없는 선동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9월 2일)]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 이거 우리나라 얘기 맞습니까? 여기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는 걸 알고 계신 분 계세요? 우리가 모르게 지금 대통령께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겁니까? 만약 그렇다면 저희에게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근거를 제기해 주십시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차지철 경호실장 같다는 말에 김 장관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용현/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10월 8일)]
"<우리 장관께서 또 여인형 방첩사령관 하는 거 보면 전두환, 차지철 같아서 아주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세가 넘쳐, 아주> 네. 고맙습니다."
군의 퇴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박정희 대통령의 심복이라고 하는 차지철 경호처장(경호실장)도 국방부 장관 임명하지 않았거든요. 5.18 쿠데타의 주역이기는 했지만요. 결국은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내정함으로 인해서 우리 군을 대통령의 친위부대로 인식하는 효과를 높였기 때문에 저는 이게 또 군의 사기를 굉장히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준명 기자(surf@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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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는 말이 자꾸 나오고 있는 국방부와 군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신준명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 최근 정훈장교 연수에 뜻밖의 인물들이 찾아와서 강연을 했다고요?
◀ 신준명 ▶
네, 취재 결과 '댓글 공작'으로 유죄를 받았던 전직 국정원 인사와 채 해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당사자가 정신교육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VCR▶
지난달 대전에서 진행된 정훈장교 직무역량 강화연수.
연수 마지막 날,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강의실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날 주제는 '국가관·안보관 확립'.
신 전 차관은 채 해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신범철/전 국방부 차관 (10월 31일)]
"<아직 공수처 수사를 받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오늘 강연자로 나선 게 좀 부적절하다고 생각은 안 하시나요?> 글쎄요. <채 해병 수사 외압은 없었다는 입장은 여전하신가요?>…<수사를 받고 계신 분들의 강연을 받는 게 다소 부적절하다는 내부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신 전 차관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문자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 신범철/전 국방부 차관 (국회 법사위, 6월 21일)]
"<차관도 지금 통화한 게 지금 나오고 있는데> 네. 아니 그거는 회수에 관련한 거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은. <회수가 외압이죠. 회수가 외압입니다. 신범철 차관도 8월 2일에 대통령과 통화한 거 맞죠?> 네, 통화했습니다. <거기에서 대통령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수사 결과 다시 회수해 와라'?> 대통령님과의 통화를 공개석상에서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이 연수는 군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국방정신전력원'이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상은 장병 정신전력 강화와 언론 대응 등을 담당하는 정훈장교들입니다.
올해는 정훈장교 216명이 참석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지난해와 올해 정훈장교 연수를 찾은 강연자 명단을 확인해 봤습니다.
눈에 띄는 인물이 더 있었습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입니다.
육군참모총장으로 전역한 남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에 취임했습니다.
전임 원세훈 원장 시절의 댓글공작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을 만들고 직원들에게는 위증을 시켰습니다.
댓글 공작은 대북 심리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재준/당시 국가정보원장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위, 2013년 8월 5일)]
"이번 사건도 대적 심리전 업무를 둘러싼 정치 개입 논란으로."
또 국정원 특수활동비 6억 원을 빼돌려, 박 전 대통령에게 상납하기도 했습니다.
[남재준/전 국가정보원장 (서울중앙지검, 2017년 11월 8일)]
"<국정원 돈을 왜 청와대에 상납하셨습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어."
두 사건으로 남 전 원장은 각각 징역 3년 6개월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남 전 원장의 강연 주제 역시 '국가관-안보관 확립'이었습니다.
합참에서 민군심리전부 부장을 역임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을 주도하고, 대북 공작금을 빼돌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뒷조사를 한 사실이 인정돼 역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물입니다.
[이종명/전 국가정보원 3차장 (서울중앙지법, 2018년 5월 30일)]
"<불법 사찰 혐의 인정하시나요?>…"
지난해에는 '헌법 가치 수호'를 주제로 올해는 '국가관-안보관 확립'을 주제로 군인들 앞에 섰습니다.
이번 강연에선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친일파 청산보다 공산주의 척결에 중점을 뒀던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백선엽 장군의 간도특설대 이력에 대해선 "당시 출세하려면 그 길밖에 없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전 차장은 지난해 군의 정신전력 기본교재 감수에도 잠시 참여했습니다.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이라고 소개하고 독도가 없는 한반도 지도를 수록해 논란이 된 교재입니다.
일선 부대와 교육기관에 2만 부가 배포됐다가 전량 회수됐습니다.
[연수 참석 정훈장교 (10월 31일)]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어떤 혐의로 실형 살았는지 알고 계시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연수 참석 정훈장교 (10월 31일)]
"<강연을 들으신 일선 장교분들의 의견을 좀 들어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제가 답변드리기는 좀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강연을 들은 한 정훈장교는 "강연 내용을 떠나 댓글 조작에 가담했던 인물들을 강연자로 쓰는 것 자체가 불편했다. 정치적 중립을 표방해야 하는 군인들에게 부적절한 강연자 선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군내에서 가장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하는 병과인 정훈장교들에게 이런 인물들의 특강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강연자 목록을 받은 뒤, 부적절한 인물들이 있다고 보고, 연수에 불참한 정훈장교도 있었습니다.
[부승찬/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
"이런 분들은 아까 얘기했던 정보의 정치화를 실제 했던 사람들이에요. 댓글공작이 대표적이잖아요. 리더의 입맛, 대통령의 입맛에 맞춰서 그런 정보를 왜곡하고 댓글 공작을 하고. 이런 사람들이 와서 정훈장교들에 대한 교육을 한다? 그러면 이게 이념적, 사상적으로 교육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요."
남 전 국정원장과 이 전 3차장의 혐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검사 시절 이끌던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재작년엔 남 전 원장을, 작년엔 이 전 차장을 사면했습니다.
[국방정신전력원 관계자 (10월 31일)]
"<누가 (강연자) 선정을 이렇게 한 건가요?> 대변인실에 한번 여쭤보세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국방부는 이들을 강연자로 선정한 이유로 "정훈장교들의 안보관 확립에 필요한 강사로 판단되어 선정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원래 정치훈련(政治訓練)의 줄임말이었던 정훈(政訓).
문재인 정부는 소통과 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며 바른 훈련이라는 뜻을 포함한 공보정훈(公報正訓)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다시 공보를 삭제하고, 정신교육을 강조하는 정훈(精訓)으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2년 국군의날)]
"확고한 대적관과 엄정한 군기를 확립하고."
[윤석열 대통령 (2023년 국군의날)]
"투철한 군인 정신과 확고한 대적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4년 국군의날)]
"확고한 국가관과 대적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처럼 군 사상 교육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는 나라는 북한, 중국, 구소련권 국가를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지난해 국방부는 정훈 담당 부서를 가칭 '정신전력기획관실'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정훈국을 15년 만에 부활시키는 조치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이트>가 이에 대해 질의를 하자, 국방부는 "정훈국 검토는 논의된 바 없고, 정신전력기획관실 신설도 추가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 '보안사'의 부활?
◀이휘준▶
윤석열 정부 들어서,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듯한 군의 움직임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숱한 문제를 일으켰던 보안사와 기무사의 역사를 계승하는 방첩사가 생기기도 했잖아요.
◀신준명▶
네, 여기에 국방부 내에 장관 직속의 정보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CR▶
[전두환/당시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 (1979년 10월 28일)]
"김재규는 차(지철) 실장 복부를 향해 1발을 발사하고 구부리고 계신 각하(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면으로 접근해 머리에 바짝 권총을 들이대고 1발을 발사하여 완전히 절명케 하였다."
20대 보안사령관 전두환.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을 수사한다는 명분으로 주요 국가기관을 장악한 뒤, 12.12 군사 반란을 일으켜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후임 보안사령관은 노태우 씨였습니다.
이렇게 신군부 정권의 중심에는 보안사령부, 이른바 '보안사'가 있었습니다.
군내 방첩업무와 군사기밀에 대한 보안 감시를 했던 국방부 직할부대입니다.
그런데 1990년, 윤석양 이병의 폭로로 보안사의 민간인 불법 사찰이 드러났습니다.
[이종구/당시 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1990년 10월 10일)]
"군은 국민의 분노와 원성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노태우 정부는 보안사의 이름을 기무사령부로 바꾸고 부정적 인식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불법 사찰은 계속됐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에는 기무사가 조직적으로 유가족들을 사찰하고 성향별로 분류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둔 시점에는, 전국 비상계엄을 검토한 문건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를 해체했습니다.
[윤영찬/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2018년 8월 3일)]
"현재의 기무사를 근본적으로 다시 재편해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그렇게 새로 출범한 안보지원사령부.
과거와 단절하고 새출발한다는 의미로, 전두환, 노태우 씨를 비롯한 과거 보안사령관과 기무사령관의 사진을 모두 내렸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안보지원사의 이름을 방첩사령부로 바꾸고, 보안사와 기무사의 역사를 계승한다고 공식화했습니다.
과거 사령관들의 사진을 다시 걸면서 전두환, 노태우 두 사람의 사진도 부활했습니다.
부패, 내란, 외환죄로 형이 확정된 지휘관의 사진 게시는 훈령으로 금지돼 있지만, 방첩사는 "예우와 홍보 목적이 아니라 역사적 기록을 보존하는 목적"이라 예외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인형/국군방첩사령관 (국회 운영위, 11월 1일)]
"그것은 여러 가지 국회에서 지적을 많이 해 주셨기 때문에 국방부에서 적절한 지침이 내려올 것으로 보고 저는 거기에 잘 따라서 하겠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등 육사 11기생들의 주도로 결성된 군대 내 사조직 하나회.
12.12 군사 반란의 핵심 세력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사진도 곳곳에 걸려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도방위사령부는 역사관에 차규헌, 노태우, 최세창, 김진영, 이종구의 사진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특전사령부는 정호용과 박희도의 사진을 육군 1사단은 전두환, 1공수특전여단은 차규헌의 사진을 걸어두고 있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원]
"민주주의를 짓밟고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킨 그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사진을 버젓이 내걸었다 하는 것은 '그런 사람을 본받아야 된다' 또는 '본받을 수 있는 인물이다'로 되는 것이죠."
보안사의 역사가 부활한 가운데 국방부는 다른 정보 조직에도 손을 대려 하고 있습니다.
특수전 부대 운영과 대북 첩보 업무 등을 맡고 있는 국군정보사령부.
그런데 지난 7월 정보사 비밀 요원이 중국 측에 기밀을 유출한 사실이 외부로 드러났습니다.
군은 대대적인 개혁을 공언했습니다.
[신원식/당시 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8월 8일)]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반적인 혁신, 후속 조치는 좀 강하게 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국방부 장관 직속의 군 정보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복수의 군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정보사 관계자는 <스트레이트>에 국방부 직할인 국방정보본부와
산하의 국군정보사령부를 가칭 국방정보사령부로 통합하고, 그 밑에 도·감청 임무를 수행하는 777부대, 정찰 위성을 담당하는 위성정보부대를 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국방부 내에 장관 직속으로 2성 장군이 실장을 맡는 가칭 '국방정보실'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장관이 국방정보실을 통해 직접 각 정보부대에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김종대/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전 정의당 의원]
"전문성과 독립성 또 어떤 현대화된 정보 활동을 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하리라고 기대를 해야 되는데 거꾸로 국방장관이 정보를 다 좌지우지하고 입맛에 맞는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일종의 '제왕적 국방장관이 되는 것이 아니냐'하는 우려를 자아내게 됩니다."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와 정보사 개편안을 내년 중 수립 목표로 추진 중"이라면서도 "현재 국방정보실을 신설할 계획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 김용현과 '충암고' 라인
◀ 이휘준 ▶
이런 논란의 중심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자 현 정부 실세 중의 실세로 평가받는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있습니다.
◀ 신준명 ▶
네, 정보조직 신설 방안도 김 장관이 취임한 9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충암고' 라인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VCR ▶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두 개의 문자입니다.
"국방부 쇼츠 영상 시청 권장", "국방부 국정감사간 장관님 말씀 숏츠 영상"
주요 지휘관과 장병들에게 전파하라고 돼 있습니다.
영상을 재생하니, 웅장한 음악과 함께 김용현 장관이 등장합니다.
[김용현/국방부 장관]
"북한은 최고 존엄이 한 놈이다. 우리는 최고 존엄이 5천만이다. 5천만과 1명이 싸우면 누가 이기냐. 우리가 당연히 이긴다."
국방부는 "장관 활동을 영상으로 제작해 대내외 전파와 공감대 확산에 활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9월 취임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김 장관은 충암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윤 대통령과 알았다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 첫 경호처장을 맡아 대통령실 이전과 관저 이전 작업을 총괄한, 현 정부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힙니다.
[허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용현/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10월 8일)]
"<(대통령 관저가)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외교장관 공관으로 변경됐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변경 결정을 누가 했는지 모르십니까?> 압니다. <누가 했습니까?> 제가 했습니다."
여기에 방첩사령부 사령관 여인형 중장과 도·감청 업무를 담당하는 777사령관 박종선 소장도 충암고 출신입니다.
김 장관은 국회에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을 두둔하며 비속어를 쓰기도 했습니다.
[김용현/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10월 8일)]
"군복 입었다고 할 얘기 못 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더 **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호처장 시절 김 장관이 여 사령관을 비롯해 수도방위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공관으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김용현/국방부 장관 (국회 본회의, 9월 10일)]
"3개 부대는 대통령 경호와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부대입니다. 역대 정부에서 경호처장들께서 다 한 분도 빠짐없이 1년에 네 번 내지 다섯 번, 적게는 한두 번 이렇게 격려 식사를 해 오셨습니다. 물어보십시오."
그래서 전직 수방사령관에게 물어봤더니 그런 관례는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김도균/전 수도방위사령관]
"저는 한 번도 경호처장 사무실에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은 수방사령관과 경호처장은 생각보다 이 경호 문제로 직접적으로 논의하고 협의할 사항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공식적인 업무 수행 절차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거지 아니 어떻게 수방사령관이 경호처장 공관에 가서 회동을 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여기에 잘 알려져 있듯 또 다른 실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충암고 출신입니다.
이 장관도 지난 3월 방첩사령부를 찾아 여인형 사령관과 장교 2명을 만났습니다.
대공 수사 협력을 위한 자리라는 명목이었습니다.
이른바 '충암고' 라인.
공교롭게도 법률상 대통령에게 계엄령 선포를 건의할 권한을 가진 2명의 장관이 바로 국방부장관과 행안부장관입니다.
야당에선 계엄 준비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9월 1일)]
"최근에 계엄 얘기가 자꾸 얘기되고 있고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 구금하겠다'라는 그런 계획을 꾸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거 완벽한 독재 국가 아닙니까?"
여당은 충암고 출신 장성이 4명에 불과하다며 근거 없는 선동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9월 2일)]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 이거 우리나라 얘기 맞습니까? 여기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는 걸 알고 계신 분 계세요? 우리가 모르게 지금 대통령께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겁니까? 만약 그렇다면 저희에게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근거를 제기해 주십시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차지철 경호실장 같다는 말에 김 장관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용현/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 10월 8일)]
"<우리 장관께서 또 여인형 방첩사령관 하는 거 보면 전두환, 차지철 같아서 아주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세가 넘쳐, 아주> 네. 고맙습니다."
군의 퇴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박정희 대통령의 심복이라고 하는 차지철 경호처장(경호실장)도 국방부 장관 임명하지 않았거든요. 5.18 쿠데타의 주역이기는 했지만요. 결국은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내정함으로 인해서 우리 군을 대통령의 친위부대로 인식하는 효과를 높였기 때문에 저는 이게 또 군의 사기를 굉장히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준명 기자(surf@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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