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형사 기소에 분노…보복 인사 우려
폴리티코 “법무부 일부 직원들, 이미 퇴직 고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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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정부의 많은 직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을 우려하는 가운데, 특히 법무부 직원들은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건의 형사 기소를 당한 트럼프 당선인이 법무부에 대해 ‘보복 인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트럼프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연방 정부의 다른 어떤 부처보다도 분노를 느낀 법무부에 집단적인 공포감이 자리잡았다”며 “법무부의 일부 전문 변호사들은 이미 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의 한 변호사는 “제가 이야기한 모든 사람들, 대부분 변호사인 그들은 정신을 잃고 있다”면서 “모든 부서의 전문 관리자와 전문 직원들이 퇴사하거나 쫓겨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 기간 동안 ‘딥스테이트(deep state·숨은 권력 집단)’ 변호사를 대량 해고하고, 자신을 형사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2초 만에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법무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여러 논란의 중심에 있었는데, 이 부서의 직원 11만5000명 중 대부분이 이에 휩싸였다. 비평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법무부의 주요 기소에 개입했다고 봤다.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제프 세션스와 윌리엄 바는 결국 트럼프의 신뢰를 잃었다. 트럼프의 첫 임기는 권력에 집착하려는 그의 시도에 저항하는 거의 모든 법무장관 임명자들과의 대결로 끝났다.
그러나 법무부 베테랑들은 트럼프가 법무부를 자신의 비전으로 재편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얻었을 때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1기 때 일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트럼프가 지난 4년 동안 특검으로부터 두 건의 형사 기소를 당하면서 법무부에 대한 분노가 더욱 깊어졌다고 전했다.
2020년 임명된 법무부 시민국 재판 변호사인 스테이시 영은 “많은 연방 직원들은 당파적 충성주의자들로 대체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우리의 일자리가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민주주의와 국가가 공로에 기반한 비정치적 공무원으로 지원되는 정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전직 대통령들 밑에서 일했던 법무부 전 당국자는 “우리 모두는 이 영화를 이전에 본 적이 있다”며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얼마나 더 나빠지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부의 일부 직원들은 트럼프가 가장 비난해 온 검사인 로버트 뮬러와 잭 스미스와의 관계로 인해 소외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관계를 수사했던 뮬러 특검은 2019년 법무부를 떠났다. 지난해 트럼프를 기밀 문서 유출 혐의,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2건으로 형사 기소한 스미스는 트럼프 취임 전에 퇴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과 함께 일했던 변호사와 다른 직원들은 트럼프가 취임하면 배척 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뮬러 특검팀의 고위 인사들은 이미 사임하거나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하급 변호사들은 여전히 부처에 남아 있는 상태다.
법무부 내부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법무장관을 누구로 임명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혼란의 폭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마이크 리 공화당 상원의원이나 존 래트클리프 전 국가정보국장의 임명은 8년 전보다 큰 변화지만 지각 변동까지는 아닐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비해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이나 카시 파텔 전 백악관 대테러담당관 같은 급진적인 선택은 법무부에 극심한 혼란을 예고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트럼프가 제프리 클라크 전 법무부 시민국장에게 법무부 고위직을 맡길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뒤집기 위해 클라크를 법무장관 대행으로 앉히려다 다른 법무부 관료들이 일괄 사임하겠다며 반대하자 물러선 바 있다. 이후 클라크는 조지아에서 기소됐으며 워싱턴 D.C. 변호사협회에서 징계에 직면해 있다.
전직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러한 유형의 극단적인 후보자 중 한 명이 장관이 된다면 상당수의 전문 직원들이 ‘나는 이 일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이 부서의 성격과 상반된다. 이는 많은 경력 직원들이 남을지 떠날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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