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디자이너 |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는 몸무게(단위 ㎏)를 키(단위 m)의 제곱 값으로 나눈 것이다. 예컨대 1.78m-80㎏ 또는 1.63m-67㎏이면 BMI 25다. 이번 연구는 2002~2003년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847만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해 BMI 수준별로 사망과 심·뇌혈관질환(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정도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우리 국민에 적합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BMI와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더니 BMI 25구간에서 가장 낮은 U자 형태로 나타났다. BMI 18.5 미만 저체중(BMI 25 대비 1.72배)과 35 이상 고도비만(BMI 25 대비 1.64배)에서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BMI 25구간을 비만 기준으로 특정할 만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BMI 18.5 미만에서 가장 낮고,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고혈압·당뇨병은 BMI 34 구간(각각 2.06배, 2.88배) ▶이상지질혈증은 BMI 33 구간(1.24배)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은 BMI 34 구간(각각 1.47배, 1.06배)에서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았다.
WHO는 BMI 30부터 비만으로 규정한다. 우리는 2000년 WHO 서태평양지역본부가 설정한 BMI 25를 그대로 기준으로 써왔다. 현 기준대로면 한국인 36.7%(남 44.3%, 여 29%)가 비만이다. BMI 27로 바꿀 경우에는 19.1%(남 22.4%, 여 16.5%)로 줄어든다. 중국은 2002년 비만 기준을 BMI 28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 비만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은 수년 전부터 이어졌다. 의학적 비만으로 볼 수 없는 정상 체형인데도 ‘뚱뚱하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동국대 일산병원 오상우 교수는 “20년 전 분석에서는 BMI 23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였다”며 “그간 우리의 체형과 생활습관, 그리고 질병 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는 변화를 보였기 때문에 이제는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이는 결과가 나왔고, 비만과 질병의 연관성은 과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만 진단기준은 질병과의 연관성을 우선시하고, 사망 자료를 보조적으로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고 기준 상향에 힘을 실었다.
건강보험연구원 이선미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비만 기준과 관련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기반의 최대 규모 추적관찰 연구”라며 “건보공단은 만성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성이 높은 비만 인구를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관리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rhee.es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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