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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기억할 오늘] 소용돌이 폭풍 '토네이도'를 쫓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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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팀 새머러스-1
한국일보

2011년 미국 오클라호마 팁턴(Tipton) 평원지대에서 토네이도를 관측하는 스톰 체이서들.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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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서부 대평원을 끼고 세로로 이어진 텍사스 오클라호마 네브래스카 캔자스주를 미국인들은 ‘토네이도 앨리(tornado alley)’라 부른다. 태양이 남중고도를 높이며 땅을 데우는 3월부터 대기가 안정되는 6월 사이 주로 발생하는 소용돌이 폭풍 토네이도가 휩쓰는 지역이란 의미다.
미국은 연평균 1,200여 건의 폭풍을 맞이하지만 열대성 저기압 허리케인은 몇 안 되고 대부분이 토네이도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집계 2015~24년 사이 미국은 연간 908~1,818건의 크고 작은 토네이도를 겪었다. 지난해엔 1,423건이 발생해 83명이 숨졌고 올해엔 1,397건이 생겨 39명이 목숨을 잃었다.

토네이도는 지상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상승기류를 타고 상공의 차고 건조한 공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만들어진다. 폭우와 강풍 우박과 뇌우를 동반하는 이른바 ‘슈퍼셀(super cell)’의 수평 회전 공기 원통은 대개 점점 좁아지면서 파괴력을 키운다.

비교적 정확히 상륙 시점과 지점이 예측되는 허리케인과 달리, 토네이도의 비밀은 아직 완강하다. 너무 국지적이어서 언제 어디서 만들어져 어디로 이동할지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하다. 완벽하게 형성된 슈퍼셀이 제자리에서 맴돌다 소멸하는 경우도 있다. NOAA 기상학자 타나마치가 2024년 BBC 인터뷰에서 말한 게 과장이 아니라면 “과학자들도 손가락이나 빨며 멍하니 앉아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파괴적이고 미스터리한 공포의 바람을, 제 돈과 시간을 들여 따라다니는 이른바 ‘스톰 체이서(storm-chaser)'들이 수십만 명에 이른다. 대부분은 멀리서 구경하는 정도지만, 위험과 스릴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아예 전문 관측-시뮬레이션 장비를 챙겨 과학자들이 엄두를 못 내는 지점까지 접근해 진지하게 탐구하는 이들도 있다. 전설의 스톰 체이서 팀 새머러스(Tim Samaras, 1957. 11. 12~2013. 5. 31)가 그런 이였다.(계속)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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