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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THE VIEW]韓, 대미 수출 감소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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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관세인상 제외 가능성 적어

美수출액 12~24%감소 전망

中에 고율 관세도 간접 영향

아시아경제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다. 트럼프 정부가 내세운 경제정책 공약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운 경제 정책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자국우선주의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이 정책의 중심에는 미국 내 산업 보호를 위한 높은 관세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그리고 무역 관계에 있는 대부분의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내 생산업체를 보호하고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도 중국을 상대로 관세를 높이는 전략을 시행했다. 그런데 미국이 관세를 높인 것은 당시만이 아니었다. 지금의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에너지 관련 제품에 한해 관세를 더 올렸다.

높은 관세는 내수를 증진시킨다는 면에서 자국에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일으킬 수 있지만 수입품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는 손해다. 트럼프 1기 때 높아진 관세로 미국 내 세탁기 가격이 약 12% 상승한 걸 일례로 들 수 있다.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또 관세를 높이면 미국 내 물가가 오르는 것(인플레이션)은 피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행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종식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물가 상승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책상 금리는 대통령이나 행정부가 아니라 연방준비제도(Fed)가 결정한다.

높은 관세는 우리나라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트럼프 1기 때처럼 우리나라가 관세 인상국에서 제외되고 중국만 견제하는 경우가 된다면 오히려 한국의 수출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1기 당시 중국에 대한 관세가 1%포인트 상승했을 때 한국의 대미 수출은 약 2.2% 증가했다. 특히 중국과 경쟁이 심한 반도체와 태양광전지 수출은 더 크게 증가했다. 이는 미국 내 중국산 제품이 비싸짐에 따라 한국산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관세 인상 국가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적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루어진 상태지만, 트럼프의 공약에 따르면 FTA 대상 국가에도 추가 관세를 부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인상하지만 중국에는 상대적으로 더 큰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높게 봐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경우 미국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 수출액이 12~24% 감소할 수 있다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내다봤다. 동시에 다른 나라를 상대로 한 우리나라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양이 감소하면 그만큼 중국은 생산을 줄이게 된다. 그러면 그 생산에 쓰이는 한국의 부자재 및 중간재 수요가 감소하므로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양도 줄어들게 된다. 이런 경우 간접효과 영향으로 대미수출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4~9%가량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서보영 美 인디애나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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