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한 달 전 윤 대통령에 조언…"108석 걸핏하면 내부분란, 뭉치지 못하면 탄핵 전야 간다"
홍준표(오른쪽) 대구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구단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정기포럼에서 '과학기술 혁신과 정치 행정'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12. /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108석이 뭉치지 못하고 자꾸 어긋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생겨나기 때문에 집권당이 점점 몰락한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초 되면 식물정부 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정기포럼'에서 "제가 국회 처음 들어왔던 30년 전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집권을 97년에 할 때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가) 80석이 안 됐지만 국회를 좌지우지했다. 한치의 어긋남 없는 의원들이 각 분야에서 단합된 힘으로 뭉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그래서 정권을 4년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며 "지금 우리가 108석이다. 108석이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108석이 뭉치지 못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물러가야 할 정부로 국민들에게 낙인찍힌다. 그러면 이 당은 또한 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엄청난 시련에 처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홍 시장은 " 지금 하는 행동을 보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전야로 간다. 이 중구난방 식으로 당이 가선 안 된다고 본다"며 "정부가 잘못하면 엄밀하게 그게 정부와 통로를 개설해서 고치게 해야지 언론에 툭 던져놓고 무책임하게 갈등 부추기고 아무것도 되는 거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을 공개 압박해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의정갈등에 대해서도 "의사가 왜 죽기살기로 반대하겠나, 변호사 단체가 정원 대폭 증원해서 망하는걸 봤기 때문"이라며 "단계적으로 접근했어야 한다. 여당이 하는 일이 뭔가, 그걸 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 한 건도 그걸 조정하는 사람이 없다. 그냥 평론가식으로 한마디 툭툭 던지고 분란만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홍준표(오른쪽 두 번째) 대구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구단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정기포럼에서 '과학기술 혁신과 정치 행정'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홍 시장은 "한 달 전엔 대통령에게 '정부 싹 바꿔라, 대통령실도 싹 바꿔라. 전부 바꿔서 예산국회 끝나면 새 국회는 새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서라. 당이 수습 안 되면 당은 포기해라. 안되면 민주당과 협상해라. 그렇게 해서라도 나라 정상화시켜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새해부턴 정말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민주당과 협상하라고 했다는 게 무슨 취지인가'란 질문에 "우리 당이 협조 안 하면 민주당하고라도 협상하는 게 옳지 않겠냐는 얘기"라고 답했다.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을 묻자 홍 시장은 "그건 대통령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대연정을 구상하는 것이냐는 물음엔 "대연정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했으면 좋겠단 말이다. 지금 되는 게 없지 않나. DJ 때 80석 갖고도 나라를 흔들었는데 108석이면 모든 걸 저지할 수 있는 의석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아무 것도 할 게 없다고 포기하고 내부 다툼 주도하고 그게 무슨 여당인가. 그렇게 할 바엔 민주당하고 하지. 아무 할 수 있는 일이 없잖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거듭 "걸핏하면 내부 분란 일으키는 여당, 대통령은 단임제인데 윤 대통령은 (임기) 5년 하고 나와버리면 그만"이라며 "이 당에 기대할 수 없으면 민주당하고 협력이라도 해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나라를 정상적으로 끌고 가는 게 맞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전날 첫 발을 뗀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서도 "거기에 우리 당이 한 일이 없다. 의료계 요구가 내년 정원부터 조정하잔 건데 이제 입시철 들어갔는데 어떻게 조정할 건가. 진작 했어야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가 여당의 역할이 없는데 뭐 하려고 이 당에 기대나. 윤 대통령은 단임제 대통령이다. 이 당 출신도 아니고 용병"이라며 "용병으로 들어와서 이 당에 대한 애정이 있겠나"라고 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차기 국무총리 하마평에 대해선 "대구시의 일이 남았다"며 "황교안 등 용병들이 들어와서 당을 계속 망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용병으로 들어와서 정권교체 해줘서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대상인데 나머지 애들은 당에 분란만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시장을 중간에 또 (그만두고) 2017년도(경남지사 당시)처럼 올라오라고? 그런 결정 안 한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