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간 엔비디아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
미국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11일(현지시간)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엔비디아는 이날 1.6% 떨어진 145.2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에 0.8% 하락한데 이은 약세다. 지난 7일 148.88달러로 마감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뒤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미국 대선이 끝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20일 장 마감 후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반도체주와 AI(인공지능) 수혜주 전반의 향방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엔비디아의 이번 어닝에서 핵심은 차세대 AI 칩으로 데이터센터용 GPU(그래픽 처리장치)인 블랙웰의 매출액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경영진이 전망하고 있는지이다.
파이퍼 샌들러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엔비디아를 대형주 가운데 최선호주(Top pick)로 추천하고 목표주가를 140달러에서 1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현 주가 수준보다 20%가량 높은 것이다.
파이퍼 샌들러의 하쉬 쿠마르가 이끄는 기업 분석팀은 "우리는 엔비디아가 AI 가속기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배적인 입지와 향후 출시될 차세대 반도체 아키텍처인 블랙웰 기반의 칩들을 고려해 엔비디아를 우리의 대형주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쿠마르가 이끄는 분석팀은 AI 가속기의 도달 가능한 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70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시장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팀은 또 엔비디아 경영진이 실적 발표 때 블랙웰 칩 수요가 "극도로 강력하다"고 언급할 것으로 기대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도 이날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65달러에서 185달러로 올렸다. 그들은 엔비디아가 호퍼 칩으로 성공을 거둔 이후 엔비디아 투자를 포기하는 것은 "아이폰 1, 2 단계에서 애플 투자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 "가능할 것 같지 않았지만 우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블랙웰)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흥분하고 있다"며 "규모만 다를 뿐 15년 전 애플의 아이폰이 보여줬던 제품 사이클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이후 15년간 수요가 강세를 보인 것처럼 엔비디아의 AI 칩도 강력한 수요 사이클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엔비디아의 AI 칩이 내년 이후에 새로 건설될 데이터센터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제프리즈의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피터선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는 지난해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칩이 전체 서버 수요의 19%를 차지했다고 추정한다"며 "하지만 엔비디아의 AI 칩이 전체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과 2026년에는 66%가량으로 늘어나고 2027년에는 80%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8~10월 분기에 주당 70센트의 순이익과 329억6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UBS의 애널리스트인 티모시 아큐리는 엔비디아가 지난 8~10월 분기에 이 같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345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올 11월~내년 1월 분기 매출액은 3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아큐리는 대형 기술기업들의 AI 칩 수요 외에도 각국 정부의 수요가 엔비디아의 매출액을 견인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각국 정부의 AI 투자는 엔비디아의 주요 수요처로 올해 이미 100억달러의 매출액을 넘어섰다"며 "각국 정부의 대규모 수요(특히 중동 국가들의 수요)는 향후 수년간 미국 대형 클라우드 회사들의 수요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UBS는 엔비디아에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는 150달러에서 185달러로 올렸다. 새로운 목표주가는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에 주가수익비율(PER) 30배를 적용한 것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현재 선행 PER은 38.8배로 5년 평균보다 약간 낮다. AMD와 브로드컴은 현재 PER이 약 30배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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