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 경제전망/그래픽=김지영 |
대한민국 경제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내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2%) 수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커진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면 2%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단 전망도 나온다.
━
잘 나가던 수출도 조정 불가피…KDI, 내년 2% 성장 전망
━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경제전망(2024년 하반기)에 따르면 내년 한국 경제는 2%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8월 전망치(2.1%)보다 0.1%p(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하겠지만 나홀로 경제 성장을 이끌던 수출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실제 KDI는 올해 7%로 전망되는 수출 증가율(물량 기준, 전년 동기 대비)이 내년 2.1%까지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통상환경 급변으로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우리 기업의 수출 타격이 예상되는 데 따라서다.
올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한 내수 사정도 건설경기를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올해(1.3%, 1.6%)보다 개선된 1.8%,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건설투자의 경우 내년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1.8%)에 이어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
트럼프 관세공약 내년 현실화시 2% 성장도 어렵다
━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김지연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왼쪽)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문제는 내년 2% 성장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KDI가 이날 발표한 전망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준비기간 등을 거쳐 2026년 시행될 것을 전제로 산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관세다. 나는 관세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는 등 관세전쟁을 예고했다. 모든 수입품에 10~20%(혹은 10~20%p 관세 인상)의 보편적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는 60%의 보복관세 부과를 공언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무역분쟁이 격화해 글로벌 경기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관세 공약이 현실화 해 관세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을 최대 1.14%p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 신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높아지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우리 수출을 내리는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생각보다 (미국이) 관세 인상을 더 빠르게 진행하면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고 올해 전망한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
1%대 성장도 머지 않아…"경제 구조개혁 시급"
━
해외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9월 말 평균 2.1%에서 10월 말 평균 2%로 0.1%p 낮아졌다.
특히 △HSBC 1.9% △노무라 1.9% △바클레이즈 1.8% △씨티 1.8% △JP모건 1.8% 등 5개 IB가 2%에 못미치는 성장률을 내다봤다.
머지 않아 1%대 성장률이 '뉴노멀'이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때문이다. 경제 구조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정 실장은 "10년 전 3%대 성장을 얘기했지만 지금은 2%대를 말하고 있고 2, 3년 뒤부터는 성장률을 전망할 때 1%대 전망을 많이 할 것 같다"며 "중장기 성장세 둔화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인구 감소로, 이 문제는 단기간에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성장률 둔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경제 구조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다'의 시장진입 실패를 지켜본 신생기업들이 실망했을 것"이라며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구축함으로써 혁신적 신생기업의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한편 경제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