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선정 정당성·주민 건강권 등 우려에 설명 나서
'못 믿겠다' 구민 반발 여전..."주민 의견 경청" 약속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 환경·기후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짓기로 한 새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놓고 주민들의 반발이 여전한 가운데 시가 12일 주민대상 설명회를 열었다. 추가 소각장 신설로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마포구와 주민들 우려가 커지자 최근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온 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 내용을 토대로 잘못 알려진 정보와 의문점을 해소해 불신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주민 건강에 영향 미미"...다이옥신 등 기준치 만족
시는 이날 상암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열린 환경·기후영향평가 초안 관련 주민설명회에서 광역자원회수시설 신설이 주민 건강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시는 2022년 8월 현 소각장이 위치한 상암동 인근 부지를 신규 소각장 입지로 선정하고, 대기질·악취·온실가스·토양·수질, 소음·진동 등 18개 항목 등이 담긴 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를 진행했다.
시에 따르면 △새 광역자원회수시설 건설 공사 중 △시설 운영 중 △기존 시설 폐쇄(2035년) 이후 등 3가지 시기를 가정해 평가했을 때 모두 주변 대기질과 악취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 다이옥신 등 모두 환경 기준을 만족했다.
12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 환경영향평가(초안) 및 기후변화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35년 기존 소각장을 철거할 것이라는 서울시 계획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서울시는 기존 소각장을 철거하고 신규 소각장만 남겨 '현대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상암동 주민 이모씨는 "기존 시설이 있는데 추가 소각장을 설치하는 것은 '1+1' 형태 아니냐. 서울시 광역 소각장 중 가장 최신인 마포구 소각장 철거 약속을 믿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고석영 서울시 자원회수시설과 과장은 "실질적으로 '1+1'이 아닌 '1+1-1'인데, 이는 신규 시설을 짓고 기존 것은 폐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35년 기존 소각장 폐쇄는 서울시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마포구 인근 주민들이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은평구에 거주한다는 한 참석자는 "일본에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소각장이 동네 한가운데에 있지만 주민들 불만이 없다. (고도화된 기술로) 발암물질 발생이 거의 없고, 주민 편의시설 등이 많이 들어섰기 때문"이라며 "외려 마포구에 인접한 서대문구, 은평구, 고양시 등으로 바람을 타고 유해물질이 오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아예 배출 물질을 '제로(0)'화하긴 어렵지만, 현재도 거의 안 나온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왜 하필 마포에" 주민 우려에...시 "주민 의견 적극 수렴할 것"
소각장 입지 선정과 소각 방식 등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현재 마포와 노원, 양천, 강남 등 소각장 4곳에서 하루 2,200여 톤의 폐기물을 처리한다. 여기에서 처리하지 못한 약 1,000톤의 폐기물은 인천 수도권 매립지로 보냈지만, 수도권 매립지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는 2026년부터는 서울시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가 소각장 설치를 반대하는 마포구 주민들이 지난 5월 '입지 선정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공공복리상 중대한 영향을 인정한다"며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마포소각장추가백지화투쟁본부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마포소각장 주민설명회에서 소각장 설치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시는 소각물 처리 방식을 기존 스토커 방식(구조물 위에 쓰레기를 올려 태우는 방식)에서 고온 열분해 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유해물질 발생 측면에서 낫다는 마포구의 주장도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시설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 스토커 방식이 더 유리하고, 우리 실정에도 맞는다"며 "기술적 진보도 많이 이뤄져 오염물질 배출에서도 열분해와 큰 차이가 없다. 기술적 관점에서 (안전성 문제는) 해결됐고, 안심하셔도 된다"고 설득했다. 환경적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데 시스템이 달라 비용이 더 들어가는 다른 방식을 굳이 채택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마포구 주민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설명회에 앞서 신규 소각장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 100여 명은 행사장 밖에서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서울시는 찾아가는 설명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장권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자원회수시설 건립에 앞서 주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의견도 적극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