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같은 부대 동료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현역 군 장교 사건은 사전에 준비한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 전부터 나중에 사용할 위조 차량 번호판을 미리 살펴보고 휴대전화 정보 역시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고,

내일(13일) 피의자 이름과 사진 등 신상정보가 공개됩니다.

지 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같은 부대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뒤 북한강에 유기한 사건.

피의자는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내년 중령 진급이 예정된 38살 장교 양 모 씨.

피해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양 씨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임기제 군무원 33살 A 씨였습니다.

양 씨는 검거 초기엔 말다툼 끝에 벌어진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이 사건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 범행임을 일부 확인했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범행 경위는 이렇습니다.

가정이 있는 양 씨와 미혼인 A 씨는 올해 초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가며 차량을 타고 자주 함께 출근했습니다.

그러면서 10월 말로 예정된 부대 전근과 임기 계약 만료를 각각 앞두고 자주 다투던 상황.

결국, 범행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7시 30분.

출근길에 A 씨와 크게 싸운 양 씨는 더는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곧바로 범행 은폐를 위해 자신의 SUV 차량 번호판을 대체할 수 있는 위조 번호판을 검색했습니다.

그런 뒤 오후 3시,

주차장 자신의 차 안에서 철사 재질 노트북 도난 방지 줄로 A 씨를 목 졸라 살해했습니다.

부대에서 준비한 공구를 이용해 인근 철거 예정 공사장에서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A4용지를 붙여 만든 위조 번호판을 이용해 유기 장소인 강원도로 이동했습니다.

[허행일 /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장 : 그날(범행 당일) 아침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위조번호판을 찾을 때 이미 살해 동기가 생겼다고 보고, 범행 전에 살해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양 씨는 범행 이후 일주일간 전근 간 부대에서 태연하게 근무했습니다.

자신의 휴대전화는 물론 피해자 휴대전화에 있는 통화 내용 등 각종 정보 역시 의도적으로 삭제했습니다.

실종신고 뒤 확인에 나선 경찰관에게 피해자 흉내를 내기도 했습니다.

프로파일러, 범죄 분석관 조사 결과에서도 사체 손괴와 은닉이 지능적이고, 계획범죄 성향이 보인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 기록을 검찰에 넘긴 경찰은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피의자 양 씨 이름과 얼굴 사진 등 신상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YTN 지환입니다.

촬영기자: 홍도영
디자인: 이나은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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