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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지방시대 열려면 청년 일자리-주거환경이 핵심[기고/민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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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2024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가 8일 강원 춘천에서 막을 내렸다. 지방시대 엑스포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을 논의하고, 그동안 노력한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국민 참여의 장이다. 올해는 정부 부처 참여와 시도교육청 전시관이 늘었고, 국제협력 워크숍 등 신규 프로그램들도 다양하게 운영됐다. 행사가 진행된 사흘 동안 전국에서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등 국내 최대 지역 정책 박람회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지역 경제가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저출생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르고, 수도권에 인구와 자원이 모두 집중되면서 불균형이 심해졌다. 정부가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내세운 건 그만큼 이 위기를 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나아가 사는 곳이 달라서 생기는 불평등을 멈춤으로써 전국 어디에서나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 아이를 낳아 살고 싶은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가 국가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지역에 각종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지역의 혁신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경제 기반을 촘촘하게 만드는 것은 지방시대 실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지방위)는 지난해 7월 공식 출범한 이후, 정책 추진에 필요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 왔다. 중앙의 지방위만으로는 각 지역의 여건과 고유의 특성을 고려하기 어렵고, 각 시도의 지방위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이 다소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과 시도 지방위 사이의 의견을 조정하고, 현장의 의견을 전달하며,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소통 메신저, 중간자적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번 지방시대 엑스포 행사에서는 지역 혁신을 지원하는 기관들의 협력체계를 다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시도별 지방위를 돕는 전국 14개 지역산업진흥원, 산업연구원 소속의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국가산단을 관리하는 산업단지공단 그리고 지역혁신센터를 맡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중앙과 지방, 그리고 지방과 지방을 잇는 유기적이고 상시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지역별, 기관별로 분절된 채 운영된 여러 균형 발전 정책과 제안들이 이번 협약을 통해 통합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14개 지역산업진흥원이 참여하면서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충분히 이해하는 지역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진전이다.

‘함께 여는 지방시대, 활짝 웃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번 지방시대 엑스포의 슬로건처럼, 지방시대는 지역의 혁신 주체들이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일할 때 더 효율적이고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본다. 중앙과 지방의 지방시대위원회, 정부 부처, 여러 유관 기관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뛰다 보면 지방시대의 목표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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