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李·野 때리기' 기조로 전환
당 내부서 지지율 반등 기대
다만 근본 해결책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연일 '이 대표 사법리스크' 부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달아 불거진 대통령실발 악재를 방어하고 당정 갈등과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하기에 급급했던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한 반격을 통해 당 위기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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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연일 '이 대표 사법리스크' 부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잇따라 불거진 대통령실발 악재를 방어하고 당정 갈등과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하기에 급급했던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한 반격을 통해 당 위기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재명 민주당 사법방해 저지 긴급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장외집회를 '판사 겁박 무력 시위'라고 규정했다.
한 대표는 "왜 한 사람의 범죄가 자유민주국가 법체계에 따라서 단죄받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를 소비해야 되는가"라며 "민주당은 판사 겁박 무력 시위가 아니라고 하는데 이게 맞지 왜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부터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고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촉구하는 장외집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정부 규탄은 표면적 목적일 뿐 사실상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방탄'을 위한 집회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는 각각 오는 15일과 25일로 예정돼 있다.
한 대표는 16일과 23일 예정된 장외집회를 언급하며 "토요일 오후 시위 시간과 겹치는 (대입 논술고사) 시험 시간들이 많다"며 "교통 혼잡과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오랜 시간 마음을 담아 준비해 온 수험생들과 뒷바라지해 온 학부모들, 최선을 다해온 선생님들 마음을 우리 모두가 더 생각할 때"라며 "이런 판사 겁박 무력 시위에 이분들 마음이 다칠까 두렵다"고 했다.
또 "법원에 대해 선심성 예산을 던지면서도 법관을 비하하는 막말을 내뱉고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시위까지 하는 모든 방법으로 시위가 자행되고 있다"며 "이 모든 일들이 정당하고 공정한 판결을 막기 위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한 다른 당 지도부와 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들도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사법부 겁박에 당력을 쏟아붓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을 이어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죄의 유무는 법정에서 법관이 법리와 증거,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게 기초 상식인데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당대표 비리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사법부를 겁박하는 것은 사법질서 농단 행위"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추진한 '이 대표 무죄 촉구 탄원서'의 조작 가능성 의혹도 제기됐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 지지 세력이 온라인에서 모았다는 서명에 숫자를 조작한 흔적도 드러나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이 대표 무죄판결 촉구 탄원 서명시스템은 무작위 중복 참여가 가능하고 가명 등을 통해 허수 참여도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 공판 생중계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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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 공판 생중계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무죄를 그토록 확신한다면 더욱 더 생중계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장외집회로 힘들게 무죄를 알리는 것보다 생중계가 더 효과적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의 재판 생중계 결심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이 대표의 '1심 선고 생중계 촉구’ 피켓 시위를 진행 중인 진종오 최고위원을 돌아가며 방문할 계획이다. 이날엔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과 박준태 의원이 방문해 진 최고위원의 성명서 발표를 함께 했다.
진 최고위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이 주장해 왔던 것처럼 국민 알권리와 사법부 신뢰도 제고를 위해 이재명 대표의 선고 생중계를 받아들이길 바란다"며 "사법부도 종전 전례와 균형을 맞춰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선고 생중계를 허가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가 나오는 11월 말까지는 당분간 이 대표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며 당의 단일대오 형성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에서는 이를 통한 당의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으로 보수진영이 위기감을 느껴 결집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당도 당연히 그에 호응해야 한다"며 "탄핵에 대한 학습 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인 효과를 낼 뿐 장기적으로는 당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단기적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민심을 수용하고 국민이 생각할 때 '변화했구나' 느낄 수 있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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