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새벽(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열린 대선 승리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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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올린 기사엔 이스라엘·캐나다·프랑스·사우디아라비아·인도·우크라이나 정상과 함께 동아시아 정상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의 사진이 포함돼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럼프와 12분간 통화했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90여분 뒤 5분간 통화했다. 해당 글이 올라온 직후 미국 언론들을 통해 힘을 내세운 대(對)중국 강경파로 분류되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마이크 월츠 하원의원이 각각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아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 분야를 이끌 거란 보도가 나왔다. 두 사람은 대중 강경파인 동시에 ‘지한파’이자 한국과의 선박 분야 협력을 주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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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힘을 통한 평화”…조선 협력 확대 가능성
트럼프가 자신의 외교 구상을 정확히 밝혔다고 인증한 젤딘 전 의원은 트럼프 2기의 정책을 설계한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에서 동아시아 총괄하는 중국 정책 의장을 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최측근이자 이날 환경청장으로 발탁햔 리 젤딘 전 하원의원의 폭스뉴스 인터뷰를 게시한 뒤 ″트럼프 체제의 외교 정책 미리보기″라는 설명을 달았다. 해당 기사엔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이 등장한다. 트럼프 SNS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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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딘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외교의 핵심은 ‘힘을 통한 평화’ 모델”이라고 했다. ‘힘’의 원천에 대해선 지난달 트럼프의 최측근 브룩 롤린스 AFPI 대표와의 담화에서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지난달 대담에서 “강력한 군사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선 중국의 해군력 증가로 인한 도전에 대비해야 한다”며 “아시아 분쟁의 대부분은 바다에서 발생하고, 중국이 미국보다 200배의 조선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미친 짓”이라고 했다.
국가안보보좌관 기용이 유력한 월츠 의원도 유사한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달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대담에서 “선박 건조 전문성과 중국 밖에서 대규모로 건조할 능력이 일본과 한국에 있다”며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맞서 한국 등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윤 대통령과의 7일 첫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계는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고,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한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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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실패할만한 해외 위협에 파병 안해”…주한미군 부담 우려
인터뷰에서 젤딘은 미군 운용과 관련해 “외국에서의 전쟁을 끝내고, 미국 방어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미군이) 실패할 수 있는 해외의 위협에 미군을 보내지 않을 거란 점을 (동맹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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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주한미군 등 해외 파병의 재검토 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을 염두에 두거나 주한미군 철수와 방위비 재협상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 현금지급기·계수기)’이라고 칭하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매년 100억 달러(약 13조 3000억원)를 지불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00억 달러는 한·미가 합의한 분담금의 9배에 달한다.
미군 파병 축소와 동맹국 안보 역량 강화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가 단행할 행정명령의 초안으로 평가되는 AFPI의 안보 아젠다에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동아시아 동맹국이 첨단 군사 능력을 갖추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과 함께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현대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동맹국의 자체 방어능력 개선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9월 27일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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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안보 분야에서 주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4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에 활용하는 대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요한 건 시간…김정은, 트럼프 진심을 안다”
인터뷰에서 젤딘은 “트럼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며 “불법 이민뿐 아니라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위기, 특히 중국 문제를 모두 최우선 순위로 삼고 취임 첫날부터 동시에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과의 핵(核) 합의를 언급하며 “트럼프는 (퇴임으로) 중단됐던 지점부터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고, 지난 임기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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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언급을 반복하며 김정은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국무장관 발탁이 유력한 루비오 의원은 과거 김정은을 “미치광이”라고 칭했고, 2018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북한의 비핵화는 낙관적이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강경파다. 그러다 최근 인터뷰에선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도 해외에서 어떻게 투자하고 무엇을 할지 실용적이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며 실용외교로의 전환을 언급했다.
그러나 대선 직전 공개된 공화당의 정강엔 ‘북한의 비핵화’라는 대북 정책의 목표가 빠져 있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제한 등을 시도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통령실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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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이날 중앙일보에 “양국 정상의 통화 시점과 길이뿐 아니라 대화 내용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첫 통화에서 한국의 적극적 대미 투자와 조선 등 방위산업 협력을 강조한 점은 한국이 보다 중추적 역할을 하게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크로닌 석좌는 다만 “트럼프의 특성상 혼란스러운 방식의 중대 정책 변화가 이뤄질 수 있고, 한국도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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