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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수험표 보니 부모님 생각 나"…교정엔 응원 레드 카펫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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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1, 전국 고등학교서 수험표 배부…"내일부터 열심히 놀 것"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중앙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수험표를 배부받은 뒤 확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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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을 학교에서 지냈는데 이 시험을 마지막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해요."
(서울=뉴스1) 남해인 김종훈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10시 전국 고등학교에선 수험표 배부가 진행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중앙고 3학년 5반 교실, 선생님이 나눠준 수험표를 손에 받아 든 고3 민경빈 군(18)은 긴장한 얼굴로 고사장 위치를 확인했다.

민 군은 "내일 오전 6시쯤 일어나 커피 한 잔 마시며 잠을 깨우고 하루를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재수생이 많다고 하지만 그런 부담을 이겨내려 하겠다"면서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수험표를 나눠주려 이름을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만 울려 퍼졌던 교실은 "홀수형이냐, 짝수형이냐", "시험장이 어디냐", "어느 세월에 여기까지 가냐"고 묻는 학생들의 들뜬 음성들로 왁자지껄해졌다. 같은 시험장으로 배정된 친구를 확인한 학생들은 손을 잡으며 환호하기도 했다.

부모님의 응원을 떠올리는 학생들도 있었다. 박종휘 군(18)은 "수시로 한 곳에 붙었지만 정시도 준비했기 때문에 최대한 잘 보고 싶다. 그동안 응원해 주신 부모님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공부 얘기를 불편해할까 봐 부모님께서 평소에 전혀 얘기하지 않으셨는데 감사한 마음"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3학년 5반 담임 금건우 선생님(36)은 그런 학생들의 모습을 뭉클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는 "고3은 힘든 시기이지만 그래도 그 시간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노력해 왔다"며 "학생들이 밤잠을 참아가며 공부했는데 그런 1년의 결실을 이제 보러 간다고 생각하니 후련하고 시원섭섭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성동구 성수고에서도 학생들이 수험표를 받았다. 방시연 양(18)은 "수시모집에 지원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열심히 했고 내일부터 열심히 놀 것"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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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등학교에서 열린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표 배부 및 장행식에서 고3 수험생들이 선생님과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하교하고 있다. 2024.11.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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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표 배부가 끝난 뒤 학교 건물 밖 교정에서는 후배들이 준비한 '출정식'이 이어졌다.

중앙고에선 건물 출구부터 교문으로 이어지는 레드카펫을 깔고, 1·2학년 학생들이 양쪽으로 섰다. 한 고3 학생이 출구에 모습을 드러내자 "와아아아" 하는 환호성이 쏟아지고 응원가가 시작됐다.

굳은 표정으로 나왔던 학생들은 금세 웃음꽃을 피웠다. 발걸음도 점차 경쾌해졌다. 후배들과 하이파이브하는 학생도, 평생 한 번 받을 수 있는 후배들의 우렁찬 응원을 기록해 두려 영상을 찍으며 걸어가는 학생도 있었다.

응원을 받고 교문 밖으로 나온 양진욱 군(18)은 "1, 2학년 때 응원하다가 이제 직접 응원을 받으니 감개무량하다"며 "후배들이 만들어준 길을 지나오니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꽃길'을 장식하려 레드카펫 선두에서 북과 징을 치던 난타부 이주신 군(17)은 "두 달 연습했는데 응원을 받고 밝아지는 선배들의 표정을 보니 준비한 시간이 아깝지 않다"며 "내년 고3이 되면 제가 준비했던 시간이 생각날 것 같다"고 벅찬 목소리로 말했다.

성수고에서도 선배들이 교문을 나설 때까지 후배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누나 파이팅!", "긴장하지 마!" 후배들의 응원에 울컥한 학생들은 눈물을 훔쳤다. 이날 학교를 찾은 4수생 곽 모 씨는 "수험 기간이 길다 보니 사람을 못 만나서 그런 점이 힘들다"면서도 "올해는 좀 잘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든다"며 웃어 보였다.

한편 14일 시행되는 2025학년도 수능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총 1282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전국 응시 지원자는 총 52만 267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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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성동구 성수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교정을 나서고 있다. 2024.11.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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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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