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사고 내고 도주
잡고 보니 ‘공황발작’ 주장
법원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
잡고 보니 ‘공황발작’ 주장
법원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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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승용차를 몰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20대 운전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호동 판사는 벤츠 E클래스 차량을 몰고 졸음운전을 하며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한 A씨(27)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 치상)·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으로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2월 22일 새벽 3시 10분께 서울시 강동구 올림픽대로 천호대교에서 구리암사대교 방면으로 달리던 중 피해자 B씨(58)가 몰던 트라고엑시언트 화물차 뒷적재함을 자신의 차량 우측 범퍼로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가 야간에 차량 통행속도가 빠른 올림픽대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인해 조향장치 조작을 게을리했다고 판단했다.
교통사고로 인해 피해자 B씨는 경추 염좌 등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B씨의 화물차 수리비도 약 1097만원이 발생했다.
하지만 A씨는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당시 도주한 것이 아니라고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황발작 증세로 인해 긴급하게 약을 먹기 위해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사고 이후 피해자가 별달리 다치지 않았다고 대답했고 A씨의 차량 내부에 명함이 있었다”며 “사고로 인해 공황발작 증세가 발생해 긴급하게 약을 복용하기 위하여 사고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사고 현장을 이탈하기 전 피해자 B씨와 대화하면서도 자신의 인적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점 ▲A씨가 주장하는 명함은 차량 내부에서 발견되지 않은 점 ▲A씨가 운전한 차량 내부에 명함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B씨가 명함을 찾아내서 인적사항을 확인해야 하는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도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A씨가 사고 직후 차량에서 내려 자신의 차량을 둘러보고 동승자에게 무엇인가를 말한 뒤 차량에서 소지품을 챙겨 가드레일 넘어 사라진 점 ▲A씨가 가드레일을 넘어가기 전 오히려 피해자 B씨가 A씨 옆으로 다가와 괜찮냐고 물어봤음에도 사고에 관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A씨의 주장 대로 공황발작이 오는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동승자에게 사고 현장 처리를 부탁하지 않고 동승자와 함께 사고 현장에서 이탈한 점 등을 살펴 긴급피난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호동 판사는 “A씨는 자동차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에서 교통사고를 발생시키고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채 도주했다”며 “A씨의 행위는 더 큰 인명피해를 발생시킬 위험성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공황발작이 일어나서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의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공탁한 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와 평소 성행, 건강상태, 환경과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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