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스 베트남 장띠엔 백화점에 방문한 고객들의 모습이다. 사진 L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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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과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성장 돌파구를 찾는 패션 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가까운 중국과 동남아부터 패션위크가 열리는 유럽은 물론이고, 중동과 인도까지도 한국 패션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무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대형 브랜드의 직접 진출뿐 아니라 신진·중소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위해 유통사와 플랫폼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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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남아 꽉 잡은 헤지스
헤지스는 중국 고소득층이 찾는 백화점에 매장을 출점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짰다. 사진 L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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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5주년을 맞는 LF의 헤지스는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 중 해외 진출에 가장 먼저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첫 진출국은 중국이다. 2007년 중국 3대 신사복 보유 업체 ‘빠오시냐오 그룹’과 라이센스 계약 체결로 현재까지 약 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 매장 숫자(270여 개)의 두배 수준이다.
‘프리미엄 전략’이 중국에 통했다는 것이 LF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지스는 디자인, 가격, 소재를 한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하고, 중국 고소득층이 찾는 상해 강후이, 남경 금응 등 지역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위주로 입점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 정도 늘었다. 국내외 매출 비중은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비슷하거나 국내가 조금 앞서는 정도로 추정된다. 해지스는 대만에도 20여개, 베트남에는 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내년부터는 한국에만 출시한 유스라인 ‘히스(HIS) 헤지스’의 수출도 논의해 해외 20·30세대도 노린다. 90년대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벤저민 브라운을 영입해 잠재 고객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헤지스 관계자는 “중국 ·동남아에서 거둔 성공을 발판으로 중동과 인도,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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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심장 파리에 플래그십 낸 한섬
지난 6월 파리 마레 지구에 문을 연 한섬의 시스템, 시스템옴므 매장의 모습이다. 사진 한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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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도시, 파리부터 정통으로 공략한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기업 한섬이다. 한섬은 올해 6월 파리 마레 지구에 ‘시스템·시스템 옴므’ 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이 매장은 2개 층 총 470㎡ 규모로 전 세계 시스템·시스템 옴므 매장 중 가장 크다. 문을 연 지 5개월, 예상보다 파리의 반응은 뜨거웠다. 목표 매출의 130%를 달성했고, 전년 대비 유럽 현지에서 시스템·시스템 옴므의 옷을 도매로 계약해가는 업체 수가 20% 이상 늘었다. 상설 매장이 생기다 보니 계약 업체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7월에는 프랑스 3대 백화점 중 한 곳인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 본점 여성관에 시스템 팝업스토어가 들어섰다. 내년 1월까지 약 7개월간 운영되는데, 유동인구가 많은 에스컬레이터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한섬은 2014년 자사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을 시작으로 현지 바이어와 네트워크를 쌓았고,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12회 연속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할 만큼 파리에 공을 들였다. 이는 라파예트의 ‘러브콜’로 이어져 팝업스토어 개장으로 이어졌다. 프랑스의 다른 백화점인 쁘렝땅, 봉 마르셰를 비롯해 아시아의 주요 백화점 입점도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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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브랜드 키우는 백화점·플랫폼
일본 도쿄의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열린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 릴레이 팝업 중 세 번째 브랜드인 마뗑킴 팝업에 입장하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하고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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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브랜드만 해외로 나가는 건 아니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나 중소기업은 유통기업이나 플랫폼과 손을 잡고 시장을 넓히는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라는 플랫폼으로 해외 유명 백화점에 팝업 매장을 연다. 지난달부터 올해 말까지 일본 오사카 한큐 우메다 본점에서 K 패션 팝업을 열고, 14개 국내 브랜드를 릴레이로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도 ‘더현대글로벌’이라는 플랫폼으로 일본 도쿄 파르코 백화점 시부야점에서 총 12개 K패션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소개하는 더현대 글로벌 2차 팝업을 연말까지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몰 하노이 웨스트레이크점에서 K패션 브랜드를 선보인다.
팝업스토어로 현지 진출 가능성을 맛본 패션 기업들은 플랫폼과 손잡고 해외 시장에 뛰어들기도 한다. 일본 팝업에서 ‘오픈런’까지 불러일으킨 마뗑킴은 무신사와 손잡고 내년에 도쿄 1호점을 낸다. 무신사가 올해 하반기부터 2029년까지 마뗑킴의 일본 내 마케팅과 오프라인 매장 출점 등 유통·판매를 전담하는 방식이다. 도쿄 핵심 상권 1호점을 시작으로 향후 5년 내 15호점까지 내는 것이 목표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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