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호 침몰 수색 현장 가보니…기상 여건이 변수
바지선 고정했지만 높은 파도로 잠수사 투입 못해
135금성호(부산 선적·129t)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13일 오전 10시쯤 제주항에서 제주해양경찰서 경비함 525함(태극 25호)이 사고 해역을 향해 출항했다. 금성호가 가라앉은 제주 비양도 북서쪽 22㎞ 인근 해상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0여분 남짓.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망망대해다.
13일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135금성호 침몰 지점 주변 해역에서 500t급 경비함 525함이 해상 수색을 벌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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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 해상에서는 금성호 실종 선원 10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한창이었다. 1.5~2m 높이로 일고 있는 파도 위로 고속단정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박상춘 제주해양경찰청장이 지휘하는 5000t급 경비함인 해경5002함과 해양수산부 남해어업관리단 무궁화38호 등도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해상 수색을 벌이고 있었다.
525함에서도 해경 20명을 수색 작업에 투입했다. 맞바람에 파도가 몰아치는 뱃머리 갑판에서는 망원경을 든 해경 4명이 바다에서 눈을 떼지 않았지만 수면에 떠오른 물체조차 발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13일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135금성호 침몰 지점 위로 바지선 고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주변에서 해경·해군 함선과 관공선 등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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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간 수색에는 해경 함선 24척과 관공선 9척, 해군 5척, 민간 2척 등을 포함해 총 40척의 함선이 투입됐다. 항공기 10대도 해상 수색에 동원됐다. 수색범위는 전날 가로 68㎞, 세로 37㎞에서 가로 81㎞, 세로 37㎞로 넓어졌다.
금성호 침몰 지점으로부터 약 1.4㎞ 부근까지 다가가자 민간구난업체의 바지선(2841t)과 예인선이 육안으로 비교적 뚜렷하게 보였다. 바지선 아래 수심 90m 해저에는 금성호가 가라앉아 있다. 심해잠수사를 투입하기 위한 바지선 고정작업이 진행됐다. 심해잠수사 투입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민간구난업체가 심해잠수사 투입을 위해 바지선을 수중 90m 해저면과 고정시키는 투묘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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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과 10일 차례로 시신 2구가 수중무인탐사기에 의해 발견·인양되면서 수색에 속도를 내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수색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심해잠수사는 수중무인탐사기보다 해저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짧지만 상대적으로 시야가 넓고 직접 맨눈으로 보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수색에 속도를 낼 수 있다.
13일 정무원 제주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총경)이 135금성호 침몰해역에서 동행 취재한 기자들에게 수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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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원 제주해경청 경비안전과장은 “밀물과 썰물이 바뀌는 과정에서 조류가 느려지는 물때에 맞춰서 잠수사 입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선체 진입은 해저 90m 시야가 최대 50㎝ 이내로 좋지 않고 그물 등 장애물 제거, 기상 상황 등 변수가 많아 예단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오전 4시31분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고등어잡이를 하던 금성호가 침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금성호 승선원 27명 중 13명(한국인 4명·인도네시아인 9명)이 곧바로 구조됐지만 한국인 선원 4명은 숨졌다. 10명(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다.
제주=글·사진 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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