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회로 줄인 학급 증설 신청은 다시 연 2회로
중도중복장애 학급은 과밀 아니라도 지원 검토
교육부도 이르면 연내 과밀학급 해소 방안 발표
지난 8일 오후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인천 특수교사 추모제에서 동료 교사가 추모사를 낭독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7개 교원단체는 인천 특수교사 사망 관련 진상 규명과 함께 특수교사 여건 개선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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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교육당국이 과밀 특수학급이 있는 관내 모든 학교에 특수교사를 1명씩 추가 배치하거나 특수학급을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장애 정도가 심한 학생이 있는 학급은 과밀학급이 아니더라도 적정한 지원을 해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13일 인천시교육청과 교원단체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관내 초등학교의 과밀 특수학급 담임이었던 30대 교사가 지난달 24일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특수교육 개선안 마련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선 시교육청은 교사 배정 원칙을 즉시 개편하기로 했다. 특수학급이 과밀학급이 되면 기간제 교사 등 교원을 배정할 방침이다. 특수교육법상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학급당 정원은 유치원 4명, 초등학교 6명, 중학교 6명, 고등학교 7명이고 이를 초과하면 과밀로 분류된다. 시교육청은 그동안 학급 학생 수가 법정 기준보다 3명 이상 많은 학교에만 기간제 교사를 배정할 수 있다는 자의적 기준을 세우고 이에 못 미치면 배정 요청을 거절해왔다. 중증장애 학생 4명을 포함해 법정 초과 인원이 2명인 반(총 8명)을 맡은 고인과 해당 초등학교의 기간제 교사 배정 요청도 이런 기준을 들어 거절했다.
특수학급 증설 신청 접수도 연 2회로 도로 늘린다. 특수교육계에 따르면, 인천시교육청은 2021년까지 연 2회씩 하던 증설 수요조사를 2022년부터 연 1회로 줄였다. 올해도 고인 사망 전까지 1차 수요조사만 있었으나 이날 일선 학교에 추가 수요조사 공문이 발송됐다. 시교육청은 학교 현장에 학급 증설 필요성이 생기면 수시로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밀학급이 있지만 교실을 늘릴 교내 공간이 없을 경우 해당 학급에 교사를 추가 배치하는 '1학급 2교사제'를 우선 운영한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장애가 복합적이고 정도가 심한 중도(중증)·중복장애 학생이 있는 학급에는 법정 기준상 과밀이 아니더라도 교육 여건을 면밀히 살펴 의료와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도성훈 시교육감은 최근 교원단체들에 보낸 비공개 서신에서 "두 번 다시 인천에서 과밀학급 문제가 거론되지 않게 하겠다. 전국 최고 수준의 특수교육 여건을 꼭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원단체 등과 협의해서 한발씩 나아가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교육부도 과밀 특수학급을 해소할 방안을 이르면 연말 내놓는다. 과밀 특수학급은 늘어나는 추세다. 17개 시도의 특수학교·일반학교의 과밀 특수학급은 2022년 1,499개(전체 특수학급의 8.8%)에서 지난해 1,766개(9.9%), 올해 1,882개(10.1%)로 늘었다. 비율로는 2020년(10.3%)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수교사가 부족하고 과밀학급도 해소돼야 하기에 관련한 종합 방안을 연내 또는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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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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