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청구권신탁 1호 계약을 체결한 삼성생명. /삼성생명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망보험금을 금융사가 관리해 주는 ‘보험금청구권신탁’이 출시되자마자 여러 금융사에서 계약 소식이 들리고 있다. 특히 기업 임원부터 최고경영자(CEO) 등 자산가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날 출시된 보험금청구권신탁 1호 계약으로 미성년 자녀를 둔 50대 여성 CEO가 체결했다. 본인의 사망보험금 20억원에 대해 자녀가 35세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이자만 지급하다가 자녀가 35세, 40세가 되는 해에 보험금의 50%씩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흥국생명에서 1호로 체결한 신탁 계약도 기업체 임원인 50대 남성이 체결했다. 본인의 사망보험금 5억원에 대해 자녀가 40세가 되기 전까지 이자만 지급하다가 자녀가 40세, 45세가 되는 해에 보험금의 50%씩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하나은행에서 보험금청구권신탁을 체결한 고객은 자녀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사망보험을 은행을 통해 받고 운용하도록 설계했다.

보험금청구권신탁이란 사망보험금을 금융사가 맡아 피상속인이 원하는 대로 관리하는 제도다. 주로 퇴직연금이나 주식·채권과 같은 금전재산을 중심으로 취급하던 신탁제도가 이번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험금청구권신탁이 가능해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탁 자체가 상속이나 증여의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보험금청구권신탁의 대상이 고액 자산가들뿐만이 아님에도 초반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린 것 같다”고 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앞으로 종신보험에 가입한 대부분의 소비자가 신탁을 활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화 진행으로 상속재산 규모와 치매 고령자 수 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신탁 분야에서 새 먹거리를 발굴하려 하면서 국내 신탁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종신보험 추세를 보면 기본 사망보험금이 1억원으로 고액이어서 이에 대한 상속 플랜을 생각하는 고객이 상당히 많을 것 같다”면서 “자본시장법이 바뀌면서 보험사들 먹거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이 많다”고 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