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6곳, 내년 달러-위안 환율 7.3위안 전망
가치 1.5%↓....트럼프 1기 첫해엔 5% 하락해
"부양책·중앙은행 개입 등으로 과도 하락 막을 것"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예고로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대비해 미리 평가절하를 용인하고 있어서다. 다만 위안화 가치가 트럼프 1기 때만큼 폭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UBS·JP모건·소시에테제네랄·ING·코메르츠방크·OCBC뱅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6곳의 예측을 종합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달러·위안화 환율이 내년 말까지 평균적으로 1.5% 상승한 7.3위안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UBS와 JP모건이 각각 7.6위안, 7.5위안으로 비교적 높게 전망했고, 소시에테 제네랄과 ING, 코메르츠은행, OCBC의 예상치는 7.1~7.22위안으로 낮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비교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때는 위안화 가치 하락률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 것이다. 2018년 트럼프 집권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첫 번째 관세 부과 때 위안화 가치는 5% 하락했고 이후 1년간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추가로 1.5% 하락한 바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트럼프 2.0’으로 위안화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1.0 때보다 (가치 하락) 속도는 빠르겠지만 폭은 좁을 것이다. 중국 정부의 더 포괄적인 경기 부양책도 관세 영향을 어느 정도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NG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조짐을 보이면 내년 위안화의 환율 변동 폭 상한선을 상향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되면 인민은행이 과도한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개입을 더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중국 정부가 통화 안정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작년 최고치인 달러당 7.34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내다봤다.
인민은행은 최근 위안화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하는 등 환율 방어 준비에 나섰다.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2거래일 연속 연 고점 수준으로 고시했다. 13일에는 7.1991위안으로 고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날 역외 달러·위안 환율도 7.25위안을 넘어서며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연내 최고 수준으로 고시한 데 대해 “트럼프 집권으로 인한 무역 갈등에 대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용인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따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 폭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빈 브룩스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가 공약한 대로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면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50%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 폭이 50%는 돼야 관세 충격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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