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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영재라도 양질의 교육 과정이 없다면 재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오귀스트 클레망 크레티앙이 그린 ‘켄타우로스 키론의 아킬레우스 교육(1861년·사진)’은 눈높이 교육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 키론은 반인반수의 외모를 가졌지만, 여러 신과 영웅들의 전설적인 스승이었다. 키론은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요청으로 아킬레우스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그림 속 소년 아킬레우스는 사자 가죽을 목에 묶었을 뿐 거의 알몸 상태로 등장한다. 정면으로 선 소년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활을 쏘려 하고 있다. 뒤에 있는 키론은 앞다리로 무릎을 꿇고 제자의 키까지 몸을 낮추며 조언을 해준다. 왼손으로는 화살을 겨누고 오른손으로는 제자의 팔 자세를 교정해 주면서 말이다. 제자가 쏠 화살은 어두운 바위산을 등지고 빛이 환한 대자연을 향하고 있다.
크리스티앙은 이 그림을 1861년 파리 살롱전에 전시해 호평받았다. 대칭적 구조, 이상적인 인체 표현, 신화적 주제 등 당시 아카데미가 가르치던 신고전주의와 역사화의 전통에 완벽하게 부합했기 때문이다. 아이와 노인, 인간과 켄타우로스, 빛과 어둠이라는 대비를 통해 화가는 두 인물을 이상적이고 힘 있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
키론은 훌륭한 스승이었다. 제자들에게 활쏘기와 승마, 의술, 음악 등 지식과 기예뿐 아니라 지혜도 가르쳤다. 요즘 시대 과목에 비유하자면 과학과 기술, 예체능을 아우른 전인교육을 했다. 그러니까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우스는 어린 시절 최고의 스승을 만나 눈높이 교육을 받은 셈이다. 그림 속 어린 아킬레우스는 스승의 가르침대로 화살을 쐈을 테다. 그 화살은 과연 목표물을 명중했을까? 설령 빗나갔더라도 스승은 이렇게 말하며 위로해 주지 않았을까.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고.
이은화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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