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덮친 ‘트럼프 스톰’]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세 돌아서
“더 오를것” 전망에 물가압박 커질듯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7.61(2020년 100)로 전월보다 2.2% 올랐다. 8월(―3.5%)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뒤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던 수입물가지수가 10월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상승 폭도 4월(3.8%)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 광산품(4.4%), 석탄·석유제품(4.1%), 1차 금속제품(2.9%) 등이 크게 뛰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 중심으로 수입 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61.0원으로 전월(1334.8원)보다 약 2.0% 올랐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9월 배럴당 73.52달러에서 지난달 74.94달러로 1.9% 상승했다.
트럼프 재집권의 영향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어 앞으로 수입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13일 장중 1410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전일보다 3.1원 오른 1406.6원(오후 3시 반 기준)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통상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물가 상승 압박은 갈수록 커질 수 있다.
최근 안정세로 돌아선 물가가 다시 자극을 받으면서 고금리 기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뜩이나 외환시장이 불안해진 상황에 물가마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 한은의 금리 인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운 공약들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우려가 높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 예측되는 점도 한은에는 부담이다. 한은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에 나설 예정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안정은 통화정책의 1순위 고려 요소인 만큼 한은의 통화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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