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이 차량 돌진 참사’ 35명 사망
9월엔 상하이 마트서 칼부림 난동
WSJ “경제 침체-사회적 불안이 배경”
中 차량 돌진 35명 사망… 사고 현장 애도 물결 13일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시민체육관 광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놓인 꽃다발들을 사고 현장으로 옮기고 있다. 11일 저녁 주하이에선 60대 남성이 차를 타고 보행자 도로로 돌진해 시민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쳤다. 이번 참사는 2014년 37명이 목숨을 잃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칼부림’ 사건 이후 중국에서 흉악 범죄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주하이=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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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를 몰고 돌진해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흉악 범죄들로 인해 공산당 지도부의 통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11일 사건 이전에도 여러 흉악 범죄들로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았다. 6월과 9월엔 일본인 초등학생을 포함한 피습 사건이 2차례 벌어졌고, 9월 상하이의 한 마트에선 칼부림 난동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WSJ는 “주하이 참사는 지난 6개월 동안 중국을 뒤흔든 일련의 사건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최근 중국의 연이은 흉악 범죄들이 장기화된 경제 침체로 중국인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안은 주하이 참사에 대해 이혼 후 재산 분할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개인적 범행이라고 밝혔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쌓인 게 흉악 범죄의 배경이 됐다는 시각이다.
특히 국가 체제와 일상의 안전을 위해 어느 정도 통제와 억압을 수긍해 왔던 중국인들이 이런 사건들을 계기로 현 지도부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은 중국 지도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여겨지면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이 침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주하이 참사 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사태 수습 및 예방을 지시한 것에 대해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지도부의 걱정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자연 재해나 대규모 붕괴 사고가 아닌 흉악 범죄 사건에 이례적으로 특별 지시를 내린 것도 이런 속사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주광저우 일본 총영사관은 주하이 참사 이후 자국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보냈다고 홍콩 싱타오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총영사관 측은 중국인과 접촉할 때 현지 관습을 따르고, 일본어로 큰 소리로 말하거나 광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방문하는 걸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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