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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섣부른 트럼프 포비아 자충수 될 수도"…尹정부 향한 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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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약 잘 지키는 대통령…"동력 확보, 현실화 가능성 "

"조정가능성도 있어…車 대미 수출 급증, 대미 투자 결과라는 점 설명"

무협,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 개최

노컷뉴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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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2기를 앞두고 연일 주식시장이 휘청이는 등 불확실성이 현실화 하는 가운데,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절실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이들은 트럼프 정부의 높은 불확실성은 또 다른 말로 조정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기회와 위기를 잘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공약 잘 지키는 대통령"…한국엔 불확실성↑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윤진식)는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공약을 잘 지키는 대통령"이라고 정의했다. 더군다나 미 대선에 이어 상하원 선거결과도 공화당 우세가 예상되면서 정책 추진의 모든 동력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연구실장은 "만일 통상관련 분쟁들이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만약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많기 때문에 소송으로 뒤집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툴을 다 갖췄다"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정치적 지지, 상하원 장악 등을 바탕으로 공약의 추진 속도를 높이겠지만 '조정가능성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김 실장은 "트럼프 정책이 불확실성이 높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우선순위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FTA 포괄적 개정협상 요청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EU, 캐나다, 멕시코 무역수지 적자 문제가 미국이 볼 때는 더 큰 문제기 때문에 그곳부터 해결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해온 IRA 폐기와 관련해서도 "전반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크게 제시하고협상을 하면서 낮춰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전면적 폐기보다는 일정 부분을 바꾸는 식이 될 것"이라고 봤다.

IRA수혜 지역이 공화당 우세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폐기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시각이라고 평가했다.

조 실장은 "지금부터라도 해당 지역 의원들 설득을 많이 해서 한국이 기여하는 부분과 앞으로 또 많이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설득해나가야지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IRA과 관련해서는 의회로 넘어가면 스키니 리필(skinny repeal, 일부폐기)등이 가능하지만 첫 해에 할 건 아닌 듯 하다"면서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할 가능성 있다"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행정명령 차원으로 할 수 있는 게 많다. IRA 폐기 여부는 당분간 차치 하고 행정명령 가지고 조정할 수 있는 요소를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동차 가장 걱정"…무역확장법 232조 또 꺼내들까?

노컷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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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이 대미 무역에서 큰 흑자를 내고 있는 자동차 분야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과거 트럼프 1기 때 자동차에 대해서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그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1962년에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 조정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시절인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연방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에 대해서도 부과하려 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김종덕 실장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 무역수지 절반 차지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자동차 경쟁력이 미국 시장에서 통한다고 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관세 적용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문의 수출 증가는 완성차 수출 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등 관련 품목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대미 수출액 중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4.4%로 올해 3분기까지 전체 자동차 수출액 529억달러 가운데 미국의 비중은 50%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자동차 분야의 경우 대미 투자도 상당히 늘었다. 현지 공장으로의 부품 수출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대미 투자를 늘린 건 미국이 주요 산업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옮기면서 한국의 첨단제조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 건설 등 수십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한 결과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은 굉장히 좋은 타깃이다. 역대 최대 대미 흑자를 기록하는 등 트럼프 입장에서는 무조건 조정을 꾀하려 할 것 인만큼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중요 이슈"라고 했다.

정부 역시 자동차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같은날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계와 간담회를 잇달아 열고 업계의 우려를 청취했다.

업계는 그간 우리 기업이 미국의 첨단 제조산업 분야에 지속 투자 중이고 현지 부품 공급망을 구축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미국과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데 정부가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섣부른 공포심이 자충수 둘 수도…냉정한 분석 필요"

노컷뉴스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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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섣부른 공포심이 자충수를 둘 수 있기 때문에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한 뒤 시나리오 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서정건 교수는 "트럼프는 불확실성 그 자체이긴 하지만 '트럼프포비아'처럼 너무 많은 공포심을 가지면 안된다.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는 하되, 너무 섣불리 자충수를 둘 필요는 없다"며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협상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준하 홍익대학교 법학 교수는 "기업과 정부, 전문가 집단이 긴밀하게 연계해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부정적이라고 생각하기 보다 산업별, 업종별 득실을 따져 봐야한다"고 말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선거 결과 정권이 교체되며 기대했던 이익이 줄고, 다양한 관세조치로 통상환경이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해보인다"면서도 "냉철하게 득실을 따져보고 한국과의 파트너십 가치를 적극 설명해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조선 산업에 대한 협조를 구한 것을 계기로 트럼프 정부가 역점을 둘 에너지, 조선 분야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박성택 차관은 이날 '윤석열 정부 주요 성과 및 향후 계획' 발표에서 "기회 요인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위기는 최소화하고 기회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미 신정부와 협조를 강화하겠다"며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주력 산업에서 전개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기업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차분하고 치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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