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토에서 약 160㎞ 떨어진 폴란드 북부에 미군 미사일 방공망이 가동된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폴란드 국방부는 현지 시간 13일 오후 북부도시 레지코보에서 미군 미사일 요격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기지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이지스 어쇼어는 이지스 구축함 방공체계를 지상으로 옮긴 것으로 폴란드 레지코보 기지는 AN/SPY-1 레이더와 SM-3 요격미사일, Mk41 수직발사기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기지는 미군 유럽사령부 산하의 미 해군 시설로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국경과 약 160㎞ 거리에 있습니다.

미군은 '유럽 단계별 탄력적 접근전략'(EPAA)으로 불리는 유럽 미사일 방어 통합계획에 따라 2016년부터 루마니아에도 이지스 어쇼어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시절인 2008년 미사일 기지 건설에 합의했습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이 기지가 "미국의 지정학적 일관성을 보여준다"며 "두 나라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과 폴란드의 동맹은 강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유럽에 있는 미군 인프라가 우리 국경을 향해 전진하는 것"이라며 "동등성 보장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채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는 이 기지에 대해 계획 단계부터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왔습니다.

서방은 애초 이란 등 중동 쪽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할 목적으로 설계됐고 순전히 방어용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폴란드는 이 방공망을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도 사용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방어 범위를 넓히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과 논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개소식에서 "전 세계는 이곳이 더 이상 러시아의 영향권이 아니라는 사실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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