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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우크라, 영토 포기 대신 안보 보장 원한다"…칼자루는 러시아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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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우크라, 러시아가 한 합의 믿을 수 있나는 회의"

"승리하는 입장이 조건 정해…러는 우크라 유리한 합의 안할 것"

뉴스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 뉴욕시에서 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을 이어가는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어 둘간의 회동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4.09.2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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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우크라이나가 휴전 협상이 열리면 '영토'보다는 '안보 보장'을 제일 우선하는 조건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당선되면 24시간 내 종전'을 외쳤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 대통령에 재선되면서 전쟁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 및 정보 위원회 위원장인 로만 코스텐코는 "회담은 보장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리도 "영토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만, 여전히 두 번째 문제"라면서 "첫 번째 문제는 안보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획득한 영토를 돌려주지 않을 것이 뻔해 결국 휴전선의 위치보다 안보 보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크라이나가 영토 포기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독립 선언에 따라 국경을 정하는데 현재 러시아는 전쟁을 통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의 통제권을 확보했다.

지난 10월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에 대해 논의하면서 "어떤 길을 택하든 법적으로 아무도 점령된 영토를 다른 나라에 속한다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을 안보 보장으로 들었지만,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러시아가 그런 합의를 하더라도 지킬지에 대한 회의가 깊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후 휴전이 됐지만 8년간 자잘한 전투가 계속되다가 2022년 러시아의 본격적인 침공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가 안보 보장을 어떤 식으로 받을지도 불투명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재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나토)의 가입을 추진해 왔다. 다만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원하지만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는데도) 조기 가입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022년에 평화 회담을 가졌을 때, 러시아는 당시 제안된 협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우크라이나가 다시 공격받을 경우 다른 국가가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도록 하는 내용에 반발했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용납할 수 없다고 오랫동안 말해 왔다.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평화협정 합의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졌다. 하지만 트럼프의 방향은 바이든 행정부가 오랫동안 취해 온 입장과 다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모든 합의의 시기와 조건을 우크라이나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트럼프는 방법은 상세히 말하지 않은 채 무조건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만 말해왔다.

NYT는 지난 7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더는 안된다.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고 "푸틴에게는 '당신이 협상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젤렌스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에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일부를 점령하고 이를 휴전 회담의 협상 카드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철수를 협상 시작의 전제 조건으로 여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몰아내기 위해 쿠르스크에 집결했다.

전쟁에 지친 우크라이나 국민 사이에서 평화를 위해 영토를 양도하는 것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 10월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의 32%가 이러한 합의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작년의 19%에서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땅을 잃더라도 안전 보장을 원하고 미국도 둘 사이를 중재하려고 애쓴다고 해도 진군하는 동안은 러시아가 협상에 합의할 것 같지는 않다고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 국방부 장관인 안드리 자고로드뉴크는 "승리하는 입장에 있는 쪽이 조건을 정하는 것"이라면서 러시아 협상가들이 군대가 이미 차지한 영토에 대해서만 합의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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