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측근' 머스크 겨냥 보이콧 확산?
도널드 트럼프(왼쪽 여섯 번째)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가족사진에 일론 머스크(오른쪽 두 번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함께하고 있다. 트럼프 손녀 엑스(X) 계정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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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력 언론 가디언이 일론 머스크 소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앞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해 콘텐츠가 만연하다'는 이유다. 실제로는 머스크가 차기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에 지명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한 데 따른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X에 대해 "독성이 강한 플랫폼으로, 극우 음모론이나 인종차별 등 불쾌한 콘텐츠가 여기서 발견되거나 전파되고 있다"며 사용 중단을 선언했다. 가디언은 X에서 80여 개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팔로어는 약 2,700만 명이다.
영국 유력 언론 가디언이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가디언이 더 이상 X에 글을 올리지 않는 이유라는 문구와 함께 X 사용 중단 결정 및 이유를 담은 기사를 링크했다. 가디언 X 계정 캡처 |
이 같은 결정은 미국 대선(이달 5일) 과정에서 내려졌다. 가디언은 "머스크가 X 소유주로서의 영향력을 이용해 정치적 담론을 형성해 왔다"고 비판했다.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X 사용 중단'은 12일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신설될 정부효율부 수장에 지명된 것과도 연관이 있다. 영국 BBC방송은 "트럼프와 머스크가 가까워지자 (좌파 성향) 가디언이 이렇게 반응한 것은 놀랍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디언은 소속 기자들의 X 사용까지 규제하진 않을 방침이다.
머스크가 2022년 약 440억 달러(약 62조 원)에 인수한 뒤, X는 줄곧 논란의 중심이 됐다. 머스크는 스스로를 '언론·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자'라고 칭하면서 성차별 담론, 음모론, 극우적 시각 등을 퍼뜨리는 인사들의 금지된 X 계정을 줄줄이 복원했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최측근'으로 떠오르며 X 사용 중단 움직임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최고 권위 영화제 중 하나인 독일 베를린영화제는 다음 달 31일을 끝으로 X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상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노스웨일스 경찰도 X 사용 중단을 선언하며 "우리와 가치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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