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능보단 쉽고 9월 모의평가와 체감상 비슷한 수준"
최상위권 변별 어렵다 지적에 "수능은 의대증원 포커스 맞춘 시험 아냐"
의대 증원 후 첫 수능, 수능 재도전자 21년 만에 최다 |
(세종=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수학영역은 모두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된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고 무난했던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약간 더 어려운 정도로 파악된다.
다만 공통·선택과목에서 한두 개 정도 까다로운 문항이 출제돼 이 문제들이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인 최중철 동국대 교수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학교에서 얼마나 충실히 학습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자 했다"고 출제 기본방향을 밝혔다.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는 것이다.
국어와 수학영역 시험이 종료된 후 이어진 EBS현장교사단 브리핑에서도 작년 수능보다 쉽다는 분석이 공통으로 나왔다.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려운 수준으로 평가됐다.
EBS 국어 대표강사인 천안중앙고 한병훈 교사는 "올해 9월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을 유지했다"며 "전체적으로는 작년 수능보다 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난이도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가운데 변별력 있는 문항이 일부 포함됐으나 그 이후 수험생들의 준비도 등을 고려하면 결국 비슷한 수준에서 점수가 형성될 것으로 봤다.
EBS 수학 대표강사인 인천하늘고 심주석 교사는 "작년 수능보다 확실히 쉬웠다"고 강조했다.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수능까지 두 달여 간 열심히 공부했다는 전제하에 체감도는 비슷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9월 모의평가보다 절대적 난도는 조금 더 높지만, 체감 난도는 비슷하다는 의미다.
'올해 수능 국어 출제 경향은' |
입시업체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종로학원은 국어의 경우 매우 어려웠던 작년 수능보다는 쉽되 기본적인 변별력 확보는 가능한 수준으로, 수학은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보다는 다소 쉬운 수준으로 각각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국어의 경우 대체로 평이하나 7번 등 일부 문항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봤다. 수학은 공통과목은 작년보다 쉽고 선택과목의 경우 확률과 통계·기하는 작년과 비슷하고, 미적분은 다소 어렵다고 평가했다.
결국 상위권을 변별하는 것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별 한두 문항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어영역에서는 '서양 과학 및 기술 수용에 관한 다양한 관점' 지문을 바탕으로 한 4∼9번 문항이 공통된 화제에 대한 여러 관점을 비교하도록 설계돼 깊이 있는 사고를 요구하는 만큼 학생들이 까다롭게 여길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수학영역에서는 공통과목 22번(수학Ⅰ)과 21번(수학Ⅱ), 확률과 통계 29번, 미적분 30번, 기하 30번 문항이 변별력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됐다.
이번 수능은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상위권 경쟁이 특히 치열할 전망이어서 평이한 수준의 난이도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9월 모의평가의 경우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이 129점으로, 만점자가 4천478명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120점대면 쉬운 시험, 140점대 중후반대면 어려운 시험으로 통한다.
수학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이었다. 만점자는 135명에 그쳤으나 135점을 받은 수험생을 합하면 총 4천736명에 달했다. 당시 가장 많은 수험생이 선택하는 미적분이 쉬웠던 탓에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135점이었다.
이번 수능 수학영역 예상 만점자 수를 묻는 말에 심 교사는 "(너무 어려운) 문제가 시험지에 있을 때 상위권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은 그 문제를 버리고 시험에 응해버린다"며 "수능이 최상위권, 의대 증원에 포커스를 맞춘 시험으로 구성되는 게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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