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11.1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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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15일)에 따라 대권 주자로서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1심에서 100만 원 이상 형이 나오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차기 대선에 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 반면 100만 원 미만 형이 나오거나 무죄가 나올 경우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 부담을 일부 덜어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李 발언 허위 인식-선거 연관성 여부가 핵심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한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있다. 이 대표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250조는 ‘당선될 목적으로 연설·방송 등 방법으로 출생지·가족관계·직업·경력·재산·행위 등에 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선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에 관해선 ‘모른다’는 표현이 ‘명백한 거짓’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 측은 “‘안다, 모른다’는 주관적 인식의 표현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왔다. 만난 적 있는 사람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인식’에 반하는 언어 사용으로 비판을 받을 순 있지만, 범죄로 처벌할 순 없다는 취지다. 반면 검찰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이 대표 발언은 김 전 처장과의 교류 자체를 고의로 부인한 것으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결정과 관련해선 ‘국토부의 압박이 실제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이 대표 쪽은 국토부 공문을 압박의 증거로 제시했지만, 검찰은 이 같은 공문은 단순 협조 요청일 뿐 압박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국토부·성남시청 직원들은 대체로 ‘국토부의 압박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두 발언이 이 대표가 허위라는 것을 인식한 상태에서 고의적으로 한 발언인지, 또 해당 표현들이 대통령을 뽑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좌우할 만큼 중대한 내용이어서 선거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재판부의 주요 고려사항이 될 전망이다.
● 벌금 100만 원 이상 여부 따라 파장 달라져
이 대표로선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내내 사법리스크 꼬리표를 달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선거법 최종심에서도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자금 431억 원에 이 대표가 대선 후보로 등록할 때 냈던 선거 기탁금 3억 원을 합쳐 총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민주당은 “설령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더라도 이 대표의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미리 선을 긋고 있다. 한 지도부 의원은 “검찰 수사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감이 큰 상황에서 오히려 결집이 강화될 것이고, 이 대표의 당내 장악력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내부적으론 우려도 상당하다. 한 재선 의원은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되면 당내 ‘단일대오’ 이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벌금이 100만 원 미만일 경우 향후 행보에선 부담을 덜 수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검찰의 정치적 기소에 대해 ‘사실상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란 해석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도 “지금 상황에서 일부 유죄를 받는 건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정부와 검찰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당내 검찰독재탄압위 관계자는 “검찰이 제1 야당 대표를 무리하게 수사하고 기소를 한 사실이 법원 판결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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