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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80년대생이 온다 …'충성파 투사' 내각 꾸린 트럼프 [다시 트럼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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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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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행정부' 인선에 속도를 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법무장관으로 초강경 우파 정치인인 맷 게이츠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을 지명했다. '법무부 개혁'이라는 트럼프 집권 2기의 지상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싸움닭'이 배치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게이츠 의원을 법무장관에 내정하고,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하와이)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게이츠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탄핵 조사와 '러시아 스캔들'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적으로 변호했던 인물이다. 게이츠 내정자는 낙태 및 불법이민 반대, 감세 지지, 총기 소지의 자유 보장, 흑인 시위 비판 등 정치적 입장에서 '극우'로 불릴 만큼 강경 우파인 데다 우크라이나 지원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이력에서 보듯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신봉자를 자임해 왔다. 미국 주요 언론에서는 그가 법무부 '손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전략가인 스티브 배넌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은 소형 화염방사기(blowtorch)로 법무부를 강타할 것이며, 게이츠는 그 화염방사기"라고 말했다.

개버드 내정자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 당시 경쟁 상대 중 한 명이었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몰아세우며 주목을 끌었던 인물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1980년대생이 대거 기용되고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 지명된 게이츠 내정자는 1982년생, 개버드 내정자는 1981년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1946년생, 올해 78세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 당선인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도전적 정책을 실행할 '투사'로 그보다 한 세대 이상 어린 인물들을 '기수'로 내세운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부터가 1984년생으로 올해 40세다. 밴스 당선인은 1857년 존 브레킨리지 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부통령 당선인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지명한 리 젤딘 전 하원의원(뉴욕)은 1980년생 동갑내기다.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사로 임명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도 1984년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53)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게 된 비벡 라마스와미,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 겸 국토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스티븐 밀러는 1985년생이다.

1980년대생의 전진 배치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977년생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평소 공화당의 변화를 강조하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젊은 인물을 등용할 것을 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기사에서 입각이 유력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1963년생)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1972년생)가 배제된 것 역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1984년생인 밴스 등 4년 뒤 '포스트 트럼프' 시대의 후계 구도를 고려해 1960~1970년대생 출신들을 솎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은 장관들이 입각 후 인지도를 키워 4년 뒤 밴스의 '대항마'가 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 인맥'도 막강하다. 백악관 비서실장에 내정된 수지 와일스는 뉴저지 출신이지만, 플로리다 잭슨빌 시장 비서실장에서 시작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를 돕는 등 경력 대부분을 플로리다에서 쌓아왔다.

국무장관으로 공식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은 플로리다 마이애미 출신이다. 플로리다대와 마이애미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플로리다 주하원의원을 거쳐 2010년 상원에 진출한 바 있다.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게이츠 내정자도 모두 플로리다를 지역구로 둔 현직 하원의원이다.

해외 파병 경험이 있는 인물들도 한 그룹을 이루고 있다. 헤그세스 내정자와 왈츠 내정자, 개버드 내정자, 젤딘 내정자는 모두 해외 파병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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