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퇴장 속 본회의 처리…191명 찬성
추경호 "특검법 저지할 것"
김호중 방지법 등 민생법안도 통과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가결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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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법안이 14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대통령실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구한다는 방침을 밝혀 여야의 대치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동훈 대표가 제안했던 특별감찰관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의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특검법 표결 직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191명 야당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1대 국회인 지난해 12월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끝내 폐기됐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특검법을 재추진해 왔고, 지난달 4일 재표결 끝에 자동 폐기됐다. 이날 통과한 법안은 민주당이 지난달 17일 당론으로 발의한 것을 수정한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삼부토건 주가조작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명품백 수수와 관련 권익위 조사에서의 불법행위 △인사개입 △채상병 사망 사건 및 세관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8회 지방선거 개입 △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20대 대통령 선거 불법여론조사 등 부정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및 국가 계약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관련 수사에 있어서 수사기관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봐주기 수사) 등 13개 의혹을 다루기로 했지만, 본회의를 사흘 앞둔 지난 11일 민주당은 수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정안의 수사 대상은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씨로부터 촉발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 두 가지다. 민주당과 비교섭단체로 제한했던 특검 추천 권한도 '제3자 추천안'으로 선회했다. 다만 야당은 여전히 비토권을 갖는다. 대법원장이 4명의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면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새 명단을 재추천하도록 요청한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상정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해 좌석이 비어있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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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대상을 대폭 줄인 것은 용산과 여당 사이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여당 내 이탈표를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표결 전 반대 토론에 나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김 여사 관련 의혹 제기에만 집중하다 갑자기 도이치와 명태균 두 가지만 특검을 하겠다고 한다. 청문회에서 증인을 겁박하고, 강제 구인장을 남발하고, 증인을 무더기 고발하는 등 온갖 갑질을 다 하지 않았나"라며 "도이치 사건이 대법원 재판에 계류 중인데 그 사람들을 수사하는 특검을 선정하는데 대법원장이 관여하는 게 맞나"라고 물었다. 이어 "(100억 원 가까운) 돈을 들여 왜 특검부터 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의혹 제기하고, 민주당이 고발하고, 특검까지 골라서 임명하면 그게 무슨 공정 절차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은 권력을 남용해 자기 자신과 배우자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특검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등 범죄 공동체가 돼버렸다"며 "7일 대통령 담화로 윤석열 정권의 무지함, 무례함, 무도함의 민낯을 봤다. 대통령의 궤변을 듣던 중 한 기자가 '도대체 무엇에 대한 사과냐'라고 물었다. 답하지 않은 대통령에 대해 국민이 묻는다. 국회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앞서 7일 대국민 담화에서 특검법이 반헌법적이라고 밝혔듯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국민의힘도 표결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법 통과를 강력 성토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론으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강력 요구하고, 반드시 저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표 단속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두 번째 재표결에선 여당 내 4인이 이탈한 만큼 여당은 표 단속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가 제안했던 특별감찰관을 추진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추 원내대표는 "특감 임명과 관련해 국회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 구체적 진행과 관련해선 원내대표에 일임하기로(의총 결과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특감 문제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여러 토론 과정을 거쳐 조건 없이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데 총의를 모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특검법을 포함해 28건의 법안이 처리됐다. 음주사고를 낸 뒤 술을 추가로 마셔 경찰의 음주측정을 방해하는 '술타기'를 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 '김호중 방지법'이 통과됐다. 성인을 겨냥한 디지털 성범죄도 경찰이 신분을 숨기고 위장 수사를 할 수 있는 법안도 통과됐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로 발생하는 피해를 지원하는 '민방위기본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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